부하 여장교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해군 대령에 군사법원이 내린 무죄 판결이 대법원에서 파기됐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이미지투데이
부하 여장교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해군 대령에 군사법원이 내린 무죄 판결이 대법원에서 파기됐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31일 군인 등 강간치사 혐의로 기소된 해군 대령 A씨(당시 중령)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으로 돌려보냈다.

2010년 6월 중위로 진급한 피해 여장교 C씨는 자신이 성소수자라는 사실을 직속상관 소령 B씨에 고백했고 B씨는 C씨를 성폭행하기 시작했다. C씨는 B씨에 의해 임신한 뒤 임신중절수술을 받았고 이 사실을 당시 함장 A씨에 털어놨다. A씨는 성폭행 피해와 임신중절수술을 빌미로 2010년 12월 피해자를 성폭행했다.


1심을 맡은 해군 보통군사법원은 A씨에 징역 8년, B씨에 징역 10년을 각각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을 맡은 고등군사법원은 C씨 진술 신빙성을 인정하지 않아 원심을 파기하고 2018년 11월 A씨와 B씨에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의도적으로 허위 진술을 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 하더라도 7년의 시간이 지난 시점에서 기억이 변형 혹은 과장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강간죄 구성요건인 폭행협박이 동반되지 않아 강간죄가 성립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불복한 군검찰은 상고했고 사건은 대법원으로 넘어왔다. 대법원은 A씨에 대해 원심 판결이 잘못됐다고 보고 사건을 다시 고등군사법원으로 돌려보냈지만 B씨에 대해서는 원심을 수긍해 상고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A씨 사건에 대해 "해당 피고인의 행위 등에 관한 피해자 진술에 신빙성을 인정할만한 사정이 있다.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에 의심이 드는 일부 사정만으로 피해자 진술 '전부'를 배척한 원심 판단은 잘못됐다"고 밝혔다. B씨에 대한 상고심을 맡은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무죄를 확정했다. 재판부는 "원심이 피해자 진술에 신빙성이 부족한 정황이 있고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피고인 B의 유죄를 증명하지 못했다고 판단한 것에는 수긍할 면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