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뉴스1) 이재상 기자 = 대한항공의 '캡틴' 한선수(37)가 왜 자신이 V리그 최고의 세터로 불리는 지 코트에서 입증했다. "배구는 세터 놀음"이란 말처럼 완벽한 볼 배급으로 생애 첫 '봄 배구'를 경험하고 있는 KB손해보험 황택의(26)를 압도했다.
대한항공은 5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1-22시즌 도드람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3전 2선승제) KB손해보험과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4-26 25-22 25-23 25-15)로 이겼다.
대한항공은 오는 7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승리하면 2년 연속 챔피언과 함께 통산 3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게 된다.
이번 시즌 챔프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5전 3선승제가 아닌 3전 2선승제로 진행된다.
중요한 무대를 맞아 세터 한선수의 관록이 빛났다.
2007-08시즌 2라운드 2순위로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은 한선수는 포스트시즌만 46경기를 뛰었던 베테랑이다. 챔프전만 이번이 8번째다.
반면 2016-17시즌 1라운드 1순위로 KB에 입단한 황택의는 올해가 개인이 치르는 첫 포스트시즌이다. 지난 시즌 부상으로 KB의 봄 배구를 코트 밖에서 지켜봤던 그는 생애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 무대에 출전하고 있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한선수는 경기 전부터 여유가 넘쳤다.
주장으로 사전 기자회견에 들어온 한선수는 "챔프전에는 중압감이 있다. 작은 범실이 나올 때도 그것을 어떻게 우리 득점으로 가져오는 지가 중요하다. 상대 팀에 좋은 공격수(케이타)가 있지만 신경 쓰지 않고 우리가 준비했던 플레이만 펼치면 된다"고 말했다.
경기 내내 한선수의 손끝이 빛났다.
상대 레프트의 높이가 낮은 것을 파악한 한선수는 세트 초반 집요하게 라이트 링컨 윌리엄스를 활용한 공격을 시도했다. 이어 상대 블로커가 사이드로 나뉘자 곽승석, 정지석 등을 이용한 파이프 공격으로 KB손해보험 선수들의 혼을 빼놨다.
대한항공은 링컨이 31득점, 곽승석과 정지석이 나란히 15점을 기록하며 '삼각 편대'가 고른 활약을 펼쳤다. 이날 대한항공의 팀 공격성공률은 59.22%를 기록했다. 올 시즌 평균 공격성공률(51.98%)을 훨씬 상회하는 수치였다.
한선수는 완벽한 볼 배급으로 코트 위의 '마에스트로'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
곽승석은 "(한)선수형이 한 쪽에만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루트를 활용했다"며 "평소 (세터와)연습도 많이 맞췄다. 중요할 때 파이프공격이 많이 왔다"고 엄지를 세웠다.
반면 첫 챔프전에 나선 황택의는 다소 긴장한 표정이 보였다. 한국전력과의 플레이오프를 승리 후 "꿈에 그리던 결승전을 즐기겠다"고 했지만 정작 1차전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KB는 이날 케이타가 상대 집중 견제에 막혀 27득점, 공격성공률이 48.21%에 그친 것이 뼈아팠다. KB는 김정호가 15점을 냈지만 그 외에 김홍정, 한성정, 박진우가 각각 4점을 기록했을 뿐이다.
케이타에게 향한 11개의 백어택을 제외하고 이날 KB손보는 김정호의 후위공격이 2개 밖에 나오지 않았다. 준비했던 패턴 플레이는 보이지 않았고 오로지 케이타에게 공이 집중됐을 뿐이다.
경험 많은 대한항공 선수들은 플레이오프를 통해 체력적으로 지친 모습을 보인 케이타를 집중 봉쇄하는 데 성공하며 첫 경기를 잡아냈다.
1차전을 이긴 대한항공은 7일 자리를 의정부로 옮겨 챔프전 2차전을 갖는다. 역대 남자부 챔프전에서 1차전 승리 팀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확률은 68.75%(16차례 중 11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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