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콘서트 문화가 많이 바뀌었다. 사진은 지난달 27일 플레디스 소속 가수 '세븐틴'의 팬미팅 현장 모습. /사진=서진주 기자
"언제쯤 볼 수 있는거야? 보고 싶어 죽겠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불특정 다수가 밀집하는 콘서트가 자취를 감췄다. 거리두기 방침이 완화되기 전까지는 콘서트의 'ㅋ'자도 구경할 수 없었기 때문. 팬들은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어 더욱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최근 거리두기 방침이 완화되면서 콘서트가 종종 열리고 있다. 덕분에 팬들의 답답함도 점차 해소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전과 크게 달라진 콘서트 현장은 팬들에게 아쉬움을 안겨주기도 했다.

머니S는 코로나19 전후로 바뀐 콘서트 문화를 알아보기 위해 지난달 27일 플레디스 소속 아이돌그룹 '세븐틴'(SVT)의 팬미팅 현장을 찾았다. 


"함성은 안돼요. 대신 OO를 두들겨주세요"

콘서트는 본인이 좋아하는 가수를 향해 마음껏 소리를 지르는 맛에 가지만 코로나19 이후 함성이 금지됐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소고다. 함성을 보내는 대신 소고를 두드려 가수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함이다. 사진은 기자가 직접 꾸며간 소고. /사진=서진주 기자
세븐틴 콘서트 D-15. 소속사 온라인 굿즈숍에서 '소고'를 판매했다. 당시 '이걸 대체 왜?'라는 의문이 들었다. 기자는 얼마 지나지 않아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콘서트 금지사항에 '함성'이 있었기 때문.

코로나19 이후 콘서트장에서 가장 많이 바뀐 부분은 함성 금지다. 박수나 도구 등으로 함성을 대체해야 한다. 함성이 안된다는 사항을 듣고 달갑지 않았다.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을 보러가서 주체할 수 없는 흥분을 제어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치명적으로 다가왔다. 또 소고를 두드리는 소리가 함성을 대신할 만큼 가수에게 힘을 실어줄지도 의문이었다. 이 의문은 콘서트가 시작하자마자 해소됐다.

콘서트 시작 직전, 스피커를 타고 흐르던 노래 소리가 급격히 커지며 콘서트의 시작을 알리자 소고를 수줍게 두드리던 팬들이 본능에 따라 소고를 두드렸다. 많은 팬들의 소고 소리가 모여서 만들어진 소리는 웅장했다. 코로나 이전 함성소리에 맞먹을 만큼 컸다. 함성은 상당히 시끄러운 느낌이 들었지만 소고 소리는 큰 소리임에도 듣기 싫지 않았다. 코로나 이전과 다른 호응법에 소고를 치면서 피식 웃기도 했다. '내가 지금 여기서 뭐하는 건가. 모르겠다. 일단 치고 보자'.

열심히 관람하던 중 저절로 나오는 비명과 함성을 절제했기에 흐름이 많이 깨지는 기분도 들었다. 자연스러운 반응이 아닌 주변을 의식하는 반응을 내야 했다. 코로나 이전에는 함성을 크게 질러 목이 아팠지만 지금은 손바닥과 손가락이 너무 아팠다. 


좋아하는 거 맞아?… 얌전하고 조용하게 즐겨라!

응원봉을 격하게 흔들수도, 자리에서 일어설수도 없어 어둡게 비춰지고 있는 좌석의 모습. /사진=서진주 기자
코로나 이전과 또 다른 차이는 스탠딩이 없다는 것. 

코로나 이전에는 티케팅 과정에서 스탠딩석을 잡기 위해 PC방에서 티케팅을 준비했고 실패할 경우 취소표를 잡기 위해 티케팅 창에 하루종일 머물렀다. 하지만 코로나의 여파로 스탠딩석이 없어지자 집에서 노트북으로 편하게 티케팅을 시도했다. 좌석 교환? 필요없었다. 앉아서 보니 어느 자리든 상관없었다.

코로나 이전, 스탠딩 구역일 경우 자리를 앞으로 전진할 수 있어 가수를 앞에서 볼 수 있었다. 가까이에서 가수를 보고 개안하는 것이 콘서트가 주는 최대 '행복'이기도 했다. 또 한 구역에 사람들이 밀집되기 때문에 신나는 현장감이 자동으로 형성됐다. 물론 이 과정에서 크고 작은 사고들이 발생하지만 콘서트를 즐기는 데 최적인 요소였다.

지금은 좌석만 가득한 콘서트 현장에서 크고 작은 소리나 몸짓없이 '망부석'마냥 콘서트를 관람해 다소 낯설었다. '안전'을 얻은 대신 '엔돌핀'이 줄어들었다. 사고없이 안전하게 앉아서 공연을 보는 것은 너무나도 좋은 점이지만 더 가까이서, 움직이면서, 뛰면서 공연을 즐기지 못하는 것은 엔돌핀을 가라앉혀 코로나 이전보다 콘서트를 즐기는 데 제약이 됐다.

함께 팬미팅에 간 A씨(여·23)는 "콘서트의 참맛은 스탠딩인데 코로나 이후로 좌석표만 있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스탠딩이 다시 생기는 날이 오긴 할까. 있던 게 없어지는 건 쉽지만 없어진 게 다시 생기는 건 좀 어렵던데"라며 걱정하기도 했다. 


'탁' 트인 시야... 눈 앞에 장애물이 없는데?

번갈아 가며 위치한 좌석표가 붙은 의자(지정석)와 아닌 의자(미지정석). /사진=서진주 기자
아쉬움이 있으면 장점도 존재하는 법. 코로나 시대 콘서트의 장점도 당연히 있다. 

코로나 시국 콘서트의 최대 장점은 '시야 방해'가 없다는 점이다. 좌우앞뒤의 좌석이 하나씩 비어있어 앞을 가리는 장애물이 없기 때문. 코로나 이전에는 사람들의 앉은 키가 비슷하거나 운이 없이 앉은 키가 큰 사람의 뒤에 앉을 경우 스크린을 통해서만 공연을 관람할 수밖에 없었다. 정말 운이 안 따라줄 경우에는 스크린조차 잘 보이지 않았다. 따라서 코로나 방역을 위해 주변의 좌석이 4개나 비어있다는 건 큰 장점이었다. 

또 양 옆에 가져온 짐들을 올려둘 수 있어 개인 공간활용이 가능한 점도 좋았다. 코로나 이전에는 물품보관소에 물건을 맡기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지금은 관람 직후 물품보관소에 들르지 않고 바로 집으로 가면 된다. 
이는 최대 장점이긴 하지만 어떤 면에선 아쉬운 면도 있다. 코로나 이전에는 양옆에 앉은 사람과 함께 이야기하며 관람하고 끝난 뒤에는 가벼운 인연도 맺을 수 있었다. 반면 지금은 좌석이 멀어진 만큼 공연 전후로 담소를 나누는 기회가 줄었다. 대신 가수와 공연에 온전히 100% 집중할 수 있는 점은 베스트다.


언제 어디서든 즐길 수 있다? 제약없이 즐기자!


다소 달라진 콘서트 현장에도 가수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관람수칙을 지키며 콘서트를 관람하는 팬들의 모습. /사진=세븐틴 공식 트위터
콘서트 문화에도 변화가 생겼다. 바로 코로나19로 '비대면 콘서트'가 가능해져 '온라인 스트리밍' 콘서트가 진행된다는 것.

'대면 콘서트'는 한정된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반면 '비대면 콘서트'는 인원수 제한이 없기 때문에 더 큰 수익창출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콘서트 현장에는 무수히 많은 카메라가 다양한 각도에 이곳저곳 설치돼 있었고 N개의 화면으로 공연을 관람할 수 있었다.
S엔터테인먼트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 이모씨(여·27)는 "소속사 입장에서 (코로나 이후) 직접 마주하는 사람의 수가 훨씬 줄었다. 그럼에도 수익은 비교적 쉽게, 더 크게 낼 수 있었다"며 나름의 '웃픈' 사연을 전했다. 소속사 입장에서 온라인 스트리밍은 플러스 요소인 것이다.

엔터테인먼트 관계자의 입장을 들어보니 문득 팬들의 입장도 궁금해졌다. 콘서트를 관람하고 나오던 길, SNS 상에서 다양한 아티스트의 팬들에게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해 물었다. 이들은 대체로 "최애(그룹 내에서 가장 좋아하는 멤버)를 포커스로 크게 얼굴을 볼 수 있어서 좋다" "한 계정으로 N명까지 동시접속이 가능해 가격도 비교적 저렴하다"고 호평했다.


코로나19 이후 콘서트. 수만명의 관람객들이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며 공연을 관람한다는 점에서 대단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랑의 힘일까. 사랑하는 가수와의 다음 만남을 기약하기 위해선 관람수칙을 잘 지켜야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