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잿값 상승 등의 여파에 수익성이 악화된 차 부품업계가 한숨짓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자동차용 반도체 부품난 속에서도 매 분기 실적 선방을 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기아와 달리 차 부품사들은 실적 악화에 허덕이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원자잿값·운송비·인건비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돼 투자 여력은 사라지고 미래차 전환의 적기마저 놓칠 위기에 직면했다는 분석.

27일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자동차부품 기업 1296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자동차 부품기업 2021년 경영성과 분석' 결과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은 전체의 36.6%다. 이는 전년(43.1%)보다는 감소했지만 지난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임을 감안하면 최근 10년 동안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자보상배율이 1이면 영업활동으로 번 돈으로 이자 지불 시 남는 돈이 없다는 뜻이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에는 30.3%였으며, 2012~2016년에는 19~20%대를 유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자동차부품사들은 매출이 늘었지만 수익률은 낮아 경영난에 봉착했다. 완성차가 해외시장을 중심으로 판매되면서 매출이 전년보다 12.6% 늘었지만 영업이익률은 대기업이 3.6%, 중견기업 2.1%, 중소기업 1.6%로 낮았다.

한자연은 "수요독점적 완성차와 부품기업의 수직계열 및 통합적 구조로 인해 중소부품기업들의 협상력이 부족해 원가상승분에 대해 납품가 조정이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공급난이 심화돼 부품기업들이 납품차질·원가상승의 이중고에 직면한 것도 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전체 완성차 생산량이 줄면서 부품기업의 납품물량도 감소한데다 가격도 크게 오른 반도체가 대기업 위주로 먼저 공급되면서 중소기업의 수급난은 더 악화됐다는 것.

반도체 이외 철·알루미늄·구리·니켈 등 주요 자동차 원자재 가격도 코로나19 이전대비 급격하게 상승해 이들의 부담을 가중시켰다. 운송비 역시 큰 폭으로 오르며 부품기업의 경영난은 심화됐다.

이 같은 겹악재에 차 부품업계의 미래차 전환도 위기를 맞았다. 친환경차 전환으로 기존 내연기관 위주의 부품사들의 역할 축소가 전망되는 가운데 투자도 어려워지면서 미래가 더욱 불투명해진 셈.

한자연은 "부품사들의 신규 투자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고 자금 지원, 세제 혜택, 교육 훈련 및 미래차 전략 품목 정보제공 등의 지원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짚었다. 이어 "미래차 산업 인력 수요에 선제 대응하고 인력 구조 개편을 통해 안정적인 미래차 고용 생태계 구축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