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살인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그리스에 도착해 유럽 일정을 시작했다.
지난 26일(이하 현지시각) AFP에 따르면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이날 그리스 아테네에 도착해 유럽 순방 일정을 시작했다. 빈 살만 왕세자가 유럽연합(EU) 국가를 방문한 것은 지난 2018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고문살인 의혹 이후 처음이다.
그리스를 방문한 빈 살만 왕세자는 이날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와 회담을 갖고 석유사업 등 양국 간 협력확대와 사우디의 투자 증대를 약속했다. 이날 빈살만 왕세자는 "앞으로 그리스를 통해 남서 유럽 지역까지 전력망을 연결해 지금보다 저렴한 신재생 에너지를 공급할 것"이라며 "수소에너지 산업도 확장해 그리스를 유럽의 수소 허브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그리스 외무부의 성명에 따르면 27일 빈 살만 왕세자와 미초타키스 총리와 해상 운송과 에너지, 방위 기술에 관한 협정에 서명할 예정이다. 그리스 국영 AMNA통신도 "이번 회담을 계기로 그리스와 사우디의 민간부문 경제단체들의 상호협력과 협정 체결이 활성화될 것"이라며 환호했다.
이번 순방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중동 순방 이후 약 2주만에 이뤄졌다. 크리스티안 울리센 라이스대학 베이커연구소 연구원은 "서방에서 지난 2018년 이후 왕세자에 대한 공식적인 제재는 없었지만 카슈끄지 고문살인 이후 유럽과 북미 국가를 방문한 이력이 없다"며 "왕세자의 유럽 방문은 카슈끄지 의혹 이후 사우디의 고립을 넘어서는 매우 상징적인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그리스 방문 이후 프랑스를 방문할 예정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만나 사우디의 서방세계와의 관계 증진 방안과 에너지 수급에 관한 이야기가 오갈 예정이다. 앞서 지난 18일 마크롱 대통령은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을 프랑스 파리 근교 베르사유 궁으로 초대해 에너지 분야에 상호투자 파트너십을 약속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