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게재 순서
① '디폴트 옵션' 도입됐다는데… 달라진 점은
② 불붙은 TDF 경쟁… 자산운용사 생존전략은?
③ 막 오른 디폴트옵션 시대… 미국·호주 등 해외 사례는
① '디폴트 옵션' 도입됐다는데… 달라진 점은
② 불붙은 TDF 경쟁… 자산운용사 생존전략은?
③ 막 오른 디폴트옵션 시대… 미국·호주 등 해외 사례는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시행되면서 은퇴시기를 고려해 자산을 배분하는 타깃데이트펀드(TDF)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운용사 간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디폴트옵션 도입으로 TDF 시장 확대가 예상되면서 주요 자산운용사들은 관련 상품 출시, 수수료 인하 등을 내걸며 투자자 유치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TDF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019년 국내 운용사 중 처음으로 설정액 1조원을 넘긴 이후 현재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삼성자산운용·한국투자신탁운용·KB자산운용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한화자산운용 등 업계 후발주자들까지 가세하면서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보수 인하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KB자산운용, TDF 수수료 인하 방아쇠… 운용사 전반으로 번질까
우선 KB자산운용이 1월에 이어 'KB온국민 TDF'의 운용보수를 추가로 10%씩 낮춰 수수료 인하 전쟁에 불을 붙였다. KB온국민 TDF 인하 후 총 보수는 연 0.36~0.61%다.
KB자산운용의 추격을 받는 한국투자신탁운용도 이에 대응해 '한국투자TDF알아서'의 운용보수 인하를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KB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의 TDF 운용 규모는 7월 말 기준 각각 9657억원, 1조2397억원으로 그 격차가 크지 않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추격해야 하는 점유율 2위 삼성자산운용 역시 내부적으로 수수료 인하를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TDF는 상품의 특성상 운용사나 펀드매니저가 자산배분과 리밸런싱(자산 재배분)을 맡아주는 편의성이 있지만 그만큼 수수료율도 높은 편이다. TDF는 장기간 투자되는 연금 상품이므로 복리 효과를 고려하면 작은 수수료 차이가 나중에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운용사로선 TDF 수수료를 통해 큰 수익을 올릴 수도 있지만 과감한 보수인하 결정에는 TDF 시장의 성장성 때문이다. 글로벌 금리인상, 증시 부진 속 운용환경이 악화한 가운데 하반기 디폴트 옵션이 시행되는 만큼 운용사들은 TDF 시장이 빠르게 커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재 TDF 운용·판매·수탁·사무관리 등 보수와 기타비용을 합한 수수료율이 가장 높은 운용사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0.34%~1.40%로 가장 높은 편이었다. 반면 가장 저렴한 수수료율은 KB자산운용(0.19%~1.32%)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주요 운용사 수수료율은 ▲삼성자산운용 0.13%~1.35% ▲한국투자신탁운용 0.27%~1.35% ▲한화자산운용 0.31%~1.36% ▲키움자산운용 0.31%~1.27% ▲NH아문디자산운용 0.19%~1.36% 등이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TDF 시장 선점을 위해 다른 운용사들도 보수 인하 경쟁에 뛰어들면서 날이 갈수록 운용사 간 수수료는 큰 차이가 없어지게 될 것"이라며 "결국 수익성과 안정성을 내세워 높은 성과를 올리는 운용사가 시장 경쟁력을 갖추게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삼성·한화·키움 TDF ETF 출시… 미래에셋·KB도 출시 계획
TDF의 운용 방식을 그대로 따라가면서도 보수가 낮고 매매가 편한 TDF ETF(상장지수펀드)도 출시됐다. 이 상품은 TDF를 담은 ETF로 ETF처럼 주식시장에서 매매가 간편하다. 펀드 판매사(증권사 등)가 가져가는 수수료도 없어 비용도 줄일 수 있다.
6월 말 삼성·키움·한화자산운용은 TDF ETF 10종을 동시에 상장했다. 운용사 3곳이 동시에 출시한 TDF ETF는 ▲삼성자산운용의 코덱스(KODEX) TDF 2030·2040·2050 액티브 ETF 3개 ▲한화자산운용의 아리랑(ARIRANG) TDF 2030·2040·2050·2060 액티브 ETF 4개 ▲키움자산운용의 히어로즈 TDF 2030·2040·2050 액티브 ETF다.
향후 미래에셋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 등도 TDF ETF 출시 여부, 시점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월 들어 TDF ETF 수익률 1위는 삼성자산운용의 코덱스 TDF 2050 ETF로 나타났다. 이 상품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날까지 3.80%의 수익률을 올리며 한화자산운용과 키움투자자산운용의 TDF ETF를 제쳤다. 이는 코스피가 움직인 수준(3.44%)보다도 높다.
코덱스 TDF 2050 ETF의 뒤를 이어 코덱스 TDF 2030(3.62%), 아리랑 TDF 2030(3.36%)이 수익률 상위를 차지했다. 반면 가장 낮은 수익률은 아리랑 TDF 2060(2.46%)으로 나타났다.
코덱스 TDF ETF는 삼성자산운용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이 공동 개발한 글라이드 패스(은퇴 시점까지 조정되는 주식과 채권 투자의 비중 추이)가 적용됐다. 주요 보유 종목은 원화 예금과 뱅가드 S&P 500 ETF, 아이셰어 S&P 500 인덱스 펀드 등이다.
아리랑 TDF ETF는 한화와 글로벌 펀드 평가사 '모닝스타'가 함께 개발한 글라이드패스와 기초지수를 추정하는데, 모닝스타의 5개 기초지수를 자산 배분의 투자 대상으로 사용한다. 히어로즈 TDF ETF는 다우존스 타깃 2040 인덱스를 기초 지수로 맥쿼리 인프라 등을 담고 있다.
김해인 대신증권 연구원은 "TDF는 생애주기에 맞춰 자산배분 비중이 바뀌기 때문에 매매가 편리한 ETF라도 잦은 매매는 지양해야 한다"며 "시장 상황에 따라 능동적으로 투자하고 싶다면 TDF는 은퇴시점을 특정 연도로 설정하고 투자하는 상품이라는 점을 인지해 각 연도별 TDF ETF에 투자하는 것이 비용면에서 효율적"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