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가 두달 연속 6%대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은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지난달 13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 참석,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사진=임한별 기자

소비자물가가 2개월 연속 6% 선을 뚫으면서 한국은행이 8월에도 '빅스텝'(한번에 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밟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시장에선 과거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당시 수준의 물가 상승률이 좀처럼 사그러 들지 않으면서 서민들의 고통이 커지는 만큼 최우선 목표를 물가안정으로 삼고 있는 한국은행이 추가 빅스텝을 거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달 25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폭을 결정지을 예정이다. 앞으로 연말까지 남은 금통위 회의는 이달에 이어 10월 11일과 11월 24일 등으로 모두 3차례 남았다.


한국은행은 현재 2.25%인 기준금리를 올해 말 최고 3.00%까지 올릴 것이란 게 금융권 예측이다. 당초 3차례 회의에서 모두 0.25%포인트씩 올릴 것이란 예상이 나왔지만 외환위기 때에 버금가는 물가 태풍이 국내 경제를 강타하면서 한국은행이 급한 불을 끄기 위해 8월 중 빅스텝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좀처럼 잡히는 않는 물가 상승률, 2개월 연속 6%대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30%로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 11월(6.80%)이후 23년 8개월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앞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 6월에도 6.00%를 기록한 바 있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개월 연속 6%대를 지속하고 있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달 13일 역사상 처음으로 빅스텝을 밟으면서 기준금리를 1.75%에서 2.25%로 올려놨지만 물가 급등세는 좀처럼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 10월 물가 상승률이 고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가 정점이 7%를 넘을 가능성도 나오지만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상승 속도가 둔화되는 흐름이 지속되면 7%대 상승률이 나타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이는 10월까지 6%대의 물가상승률이 지속될 수 있다는 발언으로도 읽힌다. 이에 물가를 잡기 위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창용, 빅스텝 가능성 크지 않다고 했지만… 환율 상승에 국제유가도 출렁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빅스텝 가능성을 일단 낮게 보고 있다. 이 총재는 전날 국회 기재위 전체 회의에서 "물가와 성장 흐름이 현재 전망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이는 빅스텝의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본 발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문제는 앞으로다. 원/달러 환율이 계속 오를 경우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국내 물가 상승압력으으로 전이될 수밖에 없는 것은 물론이고 난방용 수요가 증가하는 9월 이후 국제유가가 오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 총재 역시 빅스텝 가능성을 아예 배제하진 않았다. 이 총재는 "예상한 기조대로 금리 인상을 점진적으로 할 수 있을지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아마도 유가 수준이 될 것 같다"며 예상 밖으로 물가가 더 올라가고 (통화) 정책 기조도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석유류 가격이 최근 들어 둔화하긴 했지만 폭염으로 야채 등 가격이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8월 물가는 7월보다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