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전세계 지도자들은 그가 평화를 증진시키고 자유를 옹호했다며 고인의 넋을 기렸다. 그러나 중국은 그가 소련을 몰락시킨 원흉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미국 방송매체 CNN에 따르면 과거부터 중국 지도부에서는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민주주의 수용 정책과 개혁 관련 기조를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 1985년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이 소련 서기장으로 임명되면서 1991년 결국 소련이 해체됐고 중국도 민주주의를 받아들이거나 내부 정치를 견제하지 않으면 위협이 될 수 있단 판단에서다.
이에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 서거 직후 중국 정부의 공식적인 반응은 비교적 간단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논평을 통해 "고르바초프는 중국과 소련의 관계 정상화에 기여를 했다"며 "유족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평했다.
중국 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서도 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한 사용자는 "고르바초프 시절과 이후 세대 정치인들이 소련을 망가뜨렸다"며 "칼 마르크스와 블라디미르 레닌 앞에서 부끄러울 것"이라고 비난했다. 다른 사용자는 "미국과 서방이 왜 고르바초프를 좋아했는지 생각해보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저명한 민족주의자 후시진은 트위터에서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을 저격했다. 그는 "조국의 이익을 서방에 팔아 넘겨 널리 찬사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중국 관영매체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도 지난달 31일 논평에서 "고르바초프 하의 소련의 제한적인 민주주의가 소련을 붕괴로 이끌었다"며 "중국은 이를 교훈삼아 중국 공산당이 사회주의자 선조들의 유산을 기려 정치적 성숙함과 냉철함을 보였다"고 기고했다.
지난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동유럽 국가들이 독립국가연합(CIS)에서 줄줄이 탈퇴하자 이후의 러시아와 동유럽은 중국 공산당의 집중적인 연구대상이었다. 이 시대를 지켜봤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0년 재임하는 동안 인민들에게 공산당을 일상화했고 사회주의를 강조하며 서구 민주주의를 엄격히 탄압했다.
시 주석은 지난 2013년 취임 이후 소련과 공산당이 무너진 이유에 대해 "이데올로기 혼선"으로 러시아가 소련 역사와 공산당, 레닌과 요시프 스탈린과 같은 지도자를 부정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의 모든 조직이 무력화되고 군대마저도 당의 지도에서 벗어났다"며 "그토록 거대한 소련 공산당이 무너졌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