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살인사건'의 피의자 이은해가 도피 조력자들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검찰이 강압적인 조사를 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4월19일 '계곡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계곡 살인사건'의 피의자 이은해가 도피 조력자들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검찰의 강압적인 조사로 인해 사실과 다르게 진술했다며 눈물을 보였다.

지난 15일 인천지법 형사15단독은 범인도피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조력자 A씨(32)와 B씨(31)의 5차 공판에서 이들의 조력 대상인 이은해(31)와 공범인 내연남 조현수(30)를 증인으로 불러 신문했다. 이은해는 "A씨 등에게 '도피를 도와달라'고 교사한 적이 없다"며 "이들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 또한 전혀 없다"는 말로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검찰은 "이씨가 A씨로부터 불법 사이트를 소개받아 돈을 벌었고 B씨로부터 은신처 두곳을 제공받았다'고 진술했다"며 "조사 과정에서 범인도피를 교사한 사실을 직접 인정하지 않았느냐"고 비판했다. 이에 이씨는 "검찰 조사 때 제가 어떻게 말했는지 모르겠다"며 "제가 느끼기에 조사가 너무 강압적이라서 그렇게 말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씨는 지난달 8일 열린 조력자들의 4차 공판 당시 증인으로 출석한 자신의 중학교 동창 C씨가 거짓 증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C씨는 법정에서 이씨와 조씨가 조력자들의 도움을 받거나 불법적인 일로 현금을 챙겨 은신처를 마련하고 호화생활을 누렸다고 증언했다.그러면서 이씨는 "C씨가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후 제게 편지로 '미안하다. 이해해달라'고 했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씨는 "지난 4월 검사님이 제게 'A씨와 C씨 중 구속시킬 한명을 고르라'고 했다"며 "죄가 있으면 벌을 받는 건데 왜 저한테 선택하라고 하시는지 되묻는 순간에 C씨가 검사실에 들어왔다"고 회상했다. 당시 검사실에서 이씨는 C씨와 C씨 측 변호인과 함께 조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그때 C씨가 자신이 한 말이 다 맞다고 해달라며 저를 계속 설득했다"면서 "C씨는 자신이 구속되면 자기 엄마가 죽을 수도 있으니 검찰에 A씨를 팔아달라고 빌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도 C씨와 서신을 주고받는 사이인데 C씨는 자신에게도 죄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그런데 검찰이 C씨를 기소하지 않은 이유는 '자신의 증언을 위해서'라는 C씨의 이야기가 서신에 담겨 있다"고 폭로했다.

박 판사는 이씨에게 "혹시 해당 내용이 담긴 서신을 재판부에 제출할 생각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이씨는 "구치소에서 직접 갖고 나오는 건 안 되고 재판부에 등기로 보내는 건 된다고 들었다"며 제출 의사를 밝혔다.

이씨와 조씨는 지난 2019년 6월30일 저녁 8시24분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수영을 못하는 이씨의 남편 윤모씨에게 다이빙을 강요해 물에 빠져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들이 윤씨 생명 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와 조씨는 검찰의 2차 조사를 앞둔 지난해 12월14일쯤 잠적한 뒤 4개월 만인 지난 4월16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3호선 삼송역 인근 오피스텔에서 경찰에 검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