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으로 일하며 한 달 동안 9억을 가로챈 여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7일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지난 6일 서울동부지법 형사6단독(박강민 판사)은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 된 40대 여성 A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3~31일까지 수도권 곳곳에서 보이스피싱에 속은 피해자들에게 9억2492만원을 건네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지난해 10월 일당 20~30만원을 보장하는 고수익 아르바이트가 있다는 광고 문자를 받고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 1999년 12월부터 미국에서 체류하며 아르바이트 등으로 생계를 이어가다 지난 2017년 12월 귀국했다. 이후 전남 지역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활고를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달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A씨를 상대로 징역 8년을 구형했다. 이에 A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한국 거주 기간이 인생의 절반도 되지 않아 세상 물정을 몰랐다"며 "고수익 알바 문자를 보고 곤궁한 삶을 개선하기 위해 연락했고 보이스피싱임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항변했다. 이어 "피고인의 모친은 78세의 고령으로 무릎이 불편하고 심혈관 질환 등을 앓고 있다"며 "징역 8년을 살고 오면 모친이 세상을 떠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피해 금액은 9억원 상당이지만 범행으로 얻은 이익이 600만원에 그치는 점을 고려해 선처해달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처음부터 불법적인 일에 관여한다는 의심을 가지고 범행했으나 보이스피싱에 대해서는 명시적인 공모나 확정적인 고의를 가지고 범행한 것은 아니라고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어 "보이스피싱 범죄가 만연해 그 위법성에 대한 인식가능성이 높기는 하지만 범행의 도구로 이용된 측면이 있는 피고인에 대해 과중한 처벌을 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