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받지 않고 시위를 하면서 버스 운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8일 뉴스1에 따르면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부장판사 양환승)은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박 대표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박 대표는 지난해 4월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 공원 인근 버스정류장 앞에서 사전 신고 없이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버스 운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박 대표는 서울 160번 버스가 버스정류장에 정차하자 버스 앞문과 자신의 몸을 쇠사슬로 연결해 묶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버스는 휠체어를 탄 승객을 태울 수 없는 구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들은 운행이 중단되자 하차했다.
박 대표 측은 지난 재판 과정에서 "해당 집회는 약 15분 동안 짧은 시간 안에 이뤄졌으며 평화적인 집회였다"며 혐의를 모두 부인했었다. 지난 7월 열린 결심공판에서는 "제 행동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법 앞의 불평등함과 지속적인 차별에 대한 저항이었다"며 "국민으로서 최소한의 의견을 표현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신고하지 않고 집회를 개최했으며 위력으로 버스의 운행을 방해한 혐의로 징역 6개월을 구형했다.
이날 재판부는 "헌법은 국민들에게 표현의 자유와 집회 개최 권리를 보장한다"면서도 "그러나 시민들이 이용하는 버스나 지하철을 운행하지 못하게 막는 행위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남용해 타인의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어떠한 명분으로 정당화 할 수 없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으로 퇴근길 버스 승객에 상당한 불편이 초래됐다"며 "피고인 스스로도 법질서를 위반하고 사회적으로 용납하기 어려운 행동임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피고인은 전장연 회원들을 이끌고 출근시간대 지하철에 탑승해 시위를 이어가며 운행 지연 행위를 이어가고 있다"며 "매우 안타까운 일이며 지금까지 보여주는 모습은 반성과 거리가 멀다"고 꼬집었다.
이날 재판장은 "유무죄 판단과 관계없이 재판장으로서 한마디 하겠다"며 발언하기도 했다. 재판장은 "전장연 측의 호소로 장애인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높아지고 권익이 신장된 것으로 안다"면서도 "추구하는 목적이 정당하더라도 수단과 방법이 정당화되는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