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게재 순서
①롯데, SSG의 인천을 장악하다
②자존심 상한 정용진… 연고지서 부활 노린다
③"리뉴얼은 신의 한수" 인천서 재기 발판 마련한 홈플러스
①롯데, SSG의 인천을 장악하다
②자존심 상한 정용진… 연고지서 부활 노린다
③"리뉴얼은 신의 한수" 인천서 재기 발판 마련한 홈플러스
인천은 야구단 SSG 랜더스의 연고지이지만 정작 인천 유통 상권을 휘어잡고 있는 건 롯데다. 상권의 핵심인 백화점과 대형마트 모두 롯데가 주도권을 잡았다.
롯데가 인천 상권을 장악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지역 유일의 백화점을 손에 넣으면서 터전을 다졌다. 유통 라이벌인 롯데와 신세계의 인천 내 주요 점포를 살펴보면 ▲롯데 백화점 1개·대형마트 10개 ▲신세계 대형마트 4개 등이다. 유통은 규모의 경제인 만큼 롯데는 어느 면에서나 신세계를 압도한다.
2010년대까지만 해도 인천을 '롯데 터전'으로 보기는 어려웠다. 오히려 신세계의 활약지로 통했다. 인천터미널에 신세계백화점이 구도심의 상징처럼 우뚝 서 있었기 때문이다. 2012년, 이 백화점을 두고 롯데와 신세계의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간판 바뀐 유일의 백화점
1997년 신세계백화점은 인천광역시와 20년 장기임대계약을 맺고 인천종합터미널 인천점을 운영했다. 하지만 2012년 9월 롯데쇼핑이 인천시로부터 인천종합터미널 부지와 건물 일체를 9000억원에 매입했다.
유통업계에서 경쟁업체가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건물을 매입한 사례는 없었다. 신세계 입장에서는 '날벼락'이었고 롯데 입장에서는 '승부수'였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인천 백화점을 뺏긴 당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극대노했다'고 전해진다"고 귀띔했다. 규모 7만7815㎡인 인천종합터미널 부지는 유동인구가 많아 인천의 핵심 상권으로 꼽힌다.
신세계는 인천시와 롯데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인천시가 터미널을 더 비싸게 파려는 목적으로 롯데와 접촉했고 비밀리에 롯데에 사전실사·개발안 검토 기회를 주는 등 특혜를 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법원이 롯데의 손을 들어주면서 신세계백화점은 인천 유일의 백화점을 잃게 됐다. 2017년 11월14일 대법원 민사 3부는 신세계가 인천시와 롯데인천개발을 상대로 제기한 '인천종합터미널 부지 소유권 이전 등기 말소 청구 소송' 최종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패소에 따라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은 2018년 12월28일까지 영업하고 문을 닫았다. 2019년 1월4일 롯데백화점은 기존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을 리뉴얼해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현 인천점)을 정식 개장했다.
이는 신세계에 뼈아픈 패배였다.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은 신세계백화점 매출 규모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알짜 점포였기 때문이다. 당시 연 매출은 8000억원대로 알려졌다.
명부상실 구도심의 상징
롯데가 잡고 있는 인천 상권은 잠재력이 높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인천시 주민등록인구수는 294만8375명으로 2020년 말보다 5547명 증가했다. 국내 특·광역시 7곳 가운데 인천만 유일하게 인구수가 늘었다.
인천시는 향후 검단신도시, 계양신도시, 구월2지구 등 대형 공공택지 개발이 예정돼 있고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 89개와 소규모주택정비사업 58건이 진행 중이어서 인구 증가를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백화점 인천점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 이곳은 롯데백화점 전국 매장 중 면적과 매출 모두 상위권을 차지하는 우수점포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019년과 2020년 현장경영 장소로 택하기도 했다.
평일 오후 찾은 롯데백화점 인천점은 활기찼다. 지하철 인천1호선, 인천터미널과 연결돼 교통이 편리한 편이었다. 오가는 버스와 택시도 많았다. 롯데마트와 롯데시네마까지 한곳에 모여있어 '올인원' 쇼핑몰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인천 유일의 백화점인 롯데백화점에 대한 만족도는 어떨까. 현장에서 만난 인천시민들과 인터뷰한 결과 세대별로 차이를 보였다.
롯데백화점 인천점 3층에서 만난 한 40대 여성은 "있을 건 다 있어 불편한 점을 못 느낀다"며 "오랜 기간 이 자리에 백화점이 있어서 정이 들었다"고 말했다. 명품 브랜드가 즐비한 1층에서 쇼핑을 하던 30대는 "인천에서 쇼핑하려면 롯데백화점이나 뉴코아아울렛밖에 선택지가 없다"며 "유명 브랜드가 많지만 샤넬이 없다는 게 아쉽다"고 전했다.
롯데백화점 인천점에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로 불리는 3대 명품 중 루이비통만 입점했다. 그 외 주요 명품 브랜드는 구찌, 프라다, 생로랑, 버버리 등이 있다.
직장 때문에 송도로 집을 옮긴 지 2년쯤 됐다는 20대 남성은 "인천터미널 이용 때문에 방문했다"며 "평소에는 무조건 서울에 가서 쇼핑한다. 백화점이 하나뿐인데 브랜드가 트렌디하지 못하다. 송도현대아울렛도 나쁘지 않지만 명품 브랜드 사려면 서울로 가는 편"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새로움'이 부족하다는 평을 받는 롯데는 백화점, 대형마트에 이어 복합쇼핑몰인 롯데몰 송도를 통해 구도심과 신도심을 아우르는 유통 강자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롯데몰 송도는 녹지공간과 어우러진 백화점형 몰 형태로 조성되며 럭셔리 리조트 등도 갖출 예정이다. 롯데몰 송도는 세계적인 건축가 리처드 마이어가 설계를 맡은 만큼 세련되고 활기찬 이미지가 기대된다. 맞은편에 들어설 신세계백화점 송도점과 또 다른 경쟁이 예고됐다는 점 역시 주목된다. 인천 상권을 차지하기 위한 롯데와 신세계의 경쟁은 현재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