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이 롯데건설 자금 지원에 나서면서 재무부담 구장이 우려된다. 사진은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사진=롯데케미칼 제공

롯데그룹이 롯데케미칼을 중심으로 자금 조달 어려움을 겪고 있는 롯데건설 지원에 나섰다. 롯데케미칼의 재무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지만 롯데건설 최대주주인 점을 감안, 그룹 결정으로 롯데건설 지원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건설에 힘을 실어주는 것도 지원 배경으로 꼽힌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신 회장에게 수십억원의 금액을 보수로 지급하는 등 총수의 돈줄 역할도 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그룹 계열사로부터 자금을 조달받는 중이다. 레고랜드발 자금시장 경색과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이용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탓이다. PF는 프로젝트 수익성을 보고 자금을 제공하는 금융기법으로 사업성이 주요 평가 기준이다.


롯데그룹의 롯데건설 지원 중심에는 롯데케미칼이 있다. 총 약 5876억원의 자금을 지원한다. 롯데케미칼은 롯데건설이 진행하는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오는 18일 약 876억원을 출자할 계획이다. 지난달 20일에는 롯데건설에 5000억원을 대여해주기로 계약했다. 지난 8월 말 롯데케미칼 자회사로 편된 롯데정밀화학도 지난 9일 롯데건설에 3000억원을 지원했다

롯데건설에 대한 대규모 자금 지원으로 롯데케미칼의 재무부담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3분기(7~9월) 영업손실 423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 됐고 4분기(10~12월) 전망도 어둡기 때문이다.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에 2조7000억원을 사용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4분기 영업손실 83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갈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의 롯데건설 지원 배경은 그룹 압박(?)

사진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지주 제공

롯데케미칼이 재무여건 악화 우려에도 롯데건설을 지원하게 된 배경에는 그룹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롯데지주→롯데케미칼→롯데건설 등으로 연결된다. 신 회장이 롯데지주 지분 13.04%로 최대주주로 있고 롯데지주가 롯데케미칼 지분 25.59%를 보유해 1대 주주다. 롯데케미칼은 롯데건설 지분 43.7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건설의 자금 운용 안전성 확보 및 보유 지분 가치 제고를 위해 롯데케미칼이 유상증자 등에 참여하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이 롯데건설에 힘을 싣고 있는 것도 롯데케미칼의 롯데건설 지원 배경 중 하나다. 신 회장은 올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후 첫 해외 출장 기간 베트남을 방문했다. 롯데건설이 수주한 하노이 스타레이크 신도시 현장을 방문하기 위해서다. 신 회장은 출장 기간 롯데건설 호찌민 스마트시티 착공식에도 참석했다. 해당 자리에는 신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상무도 동행해 재계의 주목을 받았다.

롯데케미칼은 그룹 계열사 지원 외에 신 회장의 주요 수익원 역할도 맡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해 롯데지주와 7개 계열사에서 총 182억5970만원의 보수(퇴직금 포함)를 받았는데 롯데케미칼에서만 59억5000만원을 수령했다. 8개 회사 중 가장 높은 보수다. 신 회장은 ▲롯데지주 35억170만원 ▲롯데제과 21억8500만원 ▲호텔롯데 20억200만원 등의 보수를 받았다.

신 회장은 2021년 5월27일 시간 외 매매 방식으로 롯데케미칼 지분 전량(9만705주)을 정리해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도 했다. 정확한 매각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매각일 종가(27만7500원)를 고려하면 252억원 규모다. 2020년 1월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별세한 후 유족 일가가 국내에 내야 할 상속세는 4500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지분을 매입한 롯데지주는 당시 "경영 효율성 제고 차원"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