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 등 자사 기기에서 타사 애플리케이션(앱)마켓을 통한 앱 설치를 허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유럽연합(EU)이 빅테크(초대형 정보기술 기업)의 독점적 행위에 대한 규제 수위를 높이자 이에 따른 대응책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3일(현지시각) 애플이 내년부터 EU 지역에서 자사 앱스토어를 거치지 않고 앱을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 설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정책이 실시되면 아이폰·아이패드에서도 다른 앱마켓을 통한 앱 다운로드가 가능해진다.
업계는 EU가 빅테크 기업의 독과점을 규제하는 디지털시장법(DMA)을 준수하라고 요구하면서 애플이 이러한 움직임을 보인다고 판단한다.
애플은 그동안 고객이 자사 앱스토어를 통해서만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펼쳐왔다. 이번 일로 앱스토어 결제를 통해 벌어들인 수 십억달러의 수수료를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모바일 분석업체 센서타워는 지난해 앱스토어를 통해 거래된 액수가 약 100억달러(약 13조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애플은 최대 30%를 수수료로 챙겼다.
애플은 그동안 자사 앱스토어를 우회한 다운로드를 허용하면 사용자들이 보안 위험에 노출된다며 이를 반대했다. 모바일 게임 '포트나이트'의 개발사 에픽게임스와 같은 기업들과 일부 규제 기관들은 이런 우려가 과장됐다고 비판했다.
애플과 앱스토어 수수료 문제로 법정 다툼을 벌였던 에픽게임스는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로 운영되는 스마트폰들은 다른 경로로도 앱을 내려받을 수 있으나 전체 다운로드의 90%는 구글의 공식 앱스토어에서 나온다"며 애플을 반박했다.
EU의 DMA는 2024년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이 법은 빅테크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경쟁사에 플랫폼을 개방하라고 요구한다. 특정 기업이 이를 위반하면 한 해 동안 전 세계에서 벌어들인 수익의 최대 10%를 벌금으로 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