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의 접경 분쟁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난민들에게 휘발유와 경유를 공급해 온 주유소가 폭발하면서 12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지난 26일(이하 현지시각)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과 영국 매체 가디언에 따르면 전날 밤 아르메니아로 탈출하려던 주민들이 장거리 운전 연료를 사기 위해 긴 줄을 서 있던 주유소에서 갑작스러운 폭발이 발생했다.
아르메니아 보건부는 사망자 수를 125명으로 집계했다. 분리주의 정부 당국은 폭발 사고로 300명에 가까운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사고는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내 스테파나케르트 외곽의 한 주유소에서 발생했으며 정확한 폭발 원인은 현재까지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현지 병원에선 의약품 부족으로 수백명의 부상자 치료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관계자는 "현재 우리에게 어떠한 의료 자원도 남아있지 않다"며 "화상 감염 방지에 필요한 항생제가 떨어졌다"고 가디언에 전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 제네바 본부는 이에 대해 "긴급 전문 의료 서비스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현했다.
인구의 95%가 아르메니아계인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에선 아르메니아로 탈출하려는 피란 행렬이 지난 24일부터 이어지고 있다. 아제르바이잔의 무력 진압 이후 12만명의 아르메니아 인구는 식량·연료·의약품 부족으로 사실상 인종 청소에 내몰린 상태다.
러시아 타스통신 보도에 따르면 아르메니아 정부는 현재까지 나고르노-카라바흐 주민 2만8000명을 받아들였다. 12만명의 아르메니아계 나고르노-카라바흐 주민 전체의 4분의 1가량이 피란한 셈이다. 아제르바이잔 인근 아르메니아 국경 마을인 고리스에는 난민 수용소가 설치됐으며 나고르노-카라바흐와 아르메니아를 연결하는 유일한 도로인 '라친 회랑'은 피란행렬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