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금융권에 '상생금융' 확대를 강하게 주문하는 가운데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료를 내리기로 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 등 손보사들은 내년 자동차보험료를 내리기로 확정하고 인하폭에 대해서 조만간 합의하기로 했다. 현재 금감원과 손보사들이 논의하는 인하폭은 1.5~2%다.
이를테면 지난해 자동차보험료가 100만원이었던 가입자 경우 내년 최대 자동차보험료는 98만~98만5000원에서 시작한다. 여기에 담보 등을 적용하면 98만원 이하로 내려갈 수 있는 것이다. 금감원과 손보사들은 이르면 이달 말 인하폭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자동차보험료는 개별 손보사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자동차보험이 소비자 물가지수에 포함돼 있어 금융당국과 손보업계는 물밑 협상을 통해 자동차보험료 조정 수준을 결정해왔다.
매년 11~12월 비공식적으로 자동차보험료 인상 또는 인하 여부를 결정한 후 그 다음해 2~4월 책임개시일부터 적용한다. 구체적인 인상폭과 인하폭은 개별업체마다 다르지만 큰 틀은 합의한다.
금융당국과 정치권(여당)은 자동보험에서 이익을 내고 있기 때문에 서민의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논리로 손보사들에게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부문 실적이 우호적인 것도 금융당국의 이 같은 입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손보업계에 따르면 올해 9월 상위 5개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메리츠화재)의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기준 78.3%를 기록했다. 자동차보험의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손해율 80%대를 밑돈 것이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상반기 자동차보험 사업 실적(잠정)'에 따르면 국내 12개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영업손익은 상반기 5559억 원으로 전년 동기(6265억 원) 대비 11.3%(706억 원)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6256억원보다 다소 적지만 2021년 상반기 4137억원보다는 많다.
보험업계는 당국의 무리한 자동차보험료 인하가 자동차보험시장의 구조적 왜곡을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료를 합리적으로 책정하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