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은 지하 5층~최고 56층, 5개동(아파트 4개동·오피스텔 1개동), 총 992가구와 근린생활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새 단지명은 현대건설의 '디에이치 여의도퍼스트'가 될 예정이다. 여의도 한양 아파트. /사진=김노향 기자
서울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은 지하 5층~최고 56층, 5개동(아파트 4개동·오피스텔 1개동), 총 992가구와 근린생활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새 단지명은 현대건설의 '디에이치 여의도퍼스트'가 될 예정이다. 여의도 한양 아파트. /사진=김노향 기자

2021년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해 올해 연임에 성공한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이 서울 여의도 재건축 1호 사업지 '한양아파트'의 현장 경영에 나서는 등 이례적인 행보 끝에 시공권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윤 사장은 주택사업본부장 시절에도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 조합원들의 지지를 받기 위해 직접 투자하는 등 수주에 공들인 바 있다.

여의도 한양을 시작으로 올해 압구정·서초·용산 등 서울 주요 정비사업의 시공사 선정 경쟁이 예고돼 있다. 특히 현대건설은 사업성이 높은 '압구정3구역' 재건축 수주에서 시공능력 1위 삼성물산과 경쟁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의 유일한 투기지역으로 남은 용산구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재건축 알짜 여의도의 대표 사업지들을 획득해 정비사업 왕좌의 타이틀을 유지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원자재 가격 폭등에도 낮은 공사비 제시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은 지하 5층~최고 56층, 5개동(아파트 4개동·오피스텔 1개동), 총 992가구와 근린생활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새 단지명은 '디에이치 여의도퍼스트'가 될 예정이다. 단지 내 경전철 서부선 역 출입구와 공공청사를 설치하기로 결정해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축물 연면적 비율) 인센티브를 받았다. 여의도에서 정비계획 및 구역지정 고시를 최초로 획득해 '여의도 재건축 1호'로 불린다.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은 지난 13일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현장에 방문해 "여의도 한양을 반드시 수주해 명실상부 여의도 최고의 랜드마크로 건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입찰 경쟁을 벌인 포스코이앤씨도 직원들의 현장 홍보 활동을 강화했다. 전중선 포스코이앤씨 사장은 열흘 후인 지난 23일 열린 시공사 선정 전체회의에 참석해 조합원들을 만났다. 투표 결과 현대건설은 548명 중 314표(57.3%)를 받아 최종 수주했다. 지난해 정비사업 수주 2위를 달성한 포스코이앤씨는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등 대형사들을 상대로도 수주에 성공했지만 현대건설에 패했다.

현대건설은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를 활용해 단지명을 '디에이치 여의도퍼스트'로 제안했다. 프리미엄 브랜드는 강남과 용산 등 고가주택 밀집지역에서 주로 시공하는 것으로 수입 가구와 마감재 등을 사용하기 때문에 공사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조합원들의 분담금도 늘어나게 된다.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이 지난 13일 여의도 한양아파트를 방문했다. /사진 제공=현대건설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이 지난 13일 여의도 한양아파트를 방문했다. /사진 제공=현대건설

하지만 현대건설은 향후 인상이 없는 확정 공사비 3.3㎡(평)당 824만원을 제시했다. 경쟁사인 포스코이앤씨(798만원)보다 높지만 최근 정비사업 공사비를 감안하면 낮은 수준이다. 서울시의 '정비사업 정보몽땅'에 따르면 올해 용산구 '남영동업무지구 제2구역 재개발 조합'은 3.3㎡당 공사비 1070만원을 제시했고 마포구 '마포로1구역 제10지구 재개발' 조합도 1050만원을 제시했다.


이른바 '공사비 1000만원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조합원들의 부담이 커지고 시공사들도 낮은 공사비에 몸이 움츠러들었지만 현대건설의 이 같은 사업 조건은 예상 외의 움직임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대건설은 낮은 공사비로 인한 수익성 하락을 타개할 수 있는 방안으로 일반분양가 상승을 꾀했다. 3.3㎡당 평균 일반분양가는 아파트 7500만원, 오피스텔 8500만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만약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 최초 일반분양가로 대물인수를 제안했다. 통상 미분양 물량은 준공 시점의 감정평가액으로 대물변제 조건을 제시하므로 현대건설이 소유주의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의미다.

현대건설은 일반분양 등을 통한 이익 확보로 소유주당 '3억6000만원'의 환급 조건을 제시했다. 조합원이 동일 평형 입주시 분담금이 발생하지 않고 환급도 받을 수 있다는 게 현대건설의 제안 조건이다. 현대건설의 목표 수익은 1조741억원으로 사업 시행사인 KB부동산신탁의 예상 수익(7441억원)보다 3300억원 많다.

여의도 한양 아파트 /사진=김노향 기자
여의도 한양 아파트 /사진=김노향 기자


재건축 최대어 '압구정3구역' 시공사 선정 미치는 영향은

올해 서울의 주요 재개발·재건축 사업지들이 시공사 선정을 계획하고 있어 현대건설의 한양아파트 수주가 향후 수주전에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오는 6월에는 용산구 한남5구역의 시공사 선정이 예정돼 있고 압구정 3구역도 올해 시공사 선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압구정3구역은 현대건설이 가장 공들이고 있는 사업장으로 보인다. 압구정3구역은 강남구 압구정동 재건축 사업 가운데 최대 규모로 현대 1~7차·현대 10·13·14차·대림빌라트 등이다. 압구정 현대는 1970년대 준공 이래 국내 최고 부촌이라는 타이틀을 놓지 않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말 '압구정 TF'를 별도 구성하고 올 초에 압구정동에 '디에이치 갤러리'를 설치했다. 압구정3구역 사업은 기존 3946가구를 5800가구 안팎으로 재건축해 일반분양 1084가구를 확보할 계획이다. 부동산 업계가 추정한 압구정3구역의 예상 공사비는 6조원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