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김동철 사장의 경고를 비웃는 한전 직원들

'백약이 무효다.'

한국전력 임직원들의 잇따른 태양광사업 겸직 비위가 올해도 무더기 적발됐다. 한전이 지난해 원스트라이크 아웃 등 강력한 쇄신책도 내놓았지만 별다른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감사원 감사에서 100여명이 넘는 직원들이 태양광사업 겸직 비위에 적발된 가운데 같은해 10월 19일 국정감사에서 김동철 한전 사장은"앞으로 태양광 비리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해임 등 최고 수위로 처벌하겠다. 지금까지는 처벌이 느슨했던 측면이 없지 않다"며 비위행위자에 대한 강력처벌을 시사했다.

과연 김동철 사장의 강력한 경고는 효과를 발휘했을까. 안타깝지만 사장의 경고를 비웃듯 한전직원들의 일탈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꾸준히 발생했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기재위·부산남구)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공공기관 327곳의 지난해 겸직 위반 징계는 221건이었다. 한전은 이중 128건이 지난해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됐다. 추가로 올해 31건의 겸직 위반이 발각됐다. 김동철 사장이 머쓱해질 수치다.


속을 들여다 보면 더 심각하다. 조직에 문제가 생기면 외부 충격보다 내부 정화 노력이 핵심인데 한전은 자체 자정노력을 찾기 힘들다.
이 정도 비위와 일탈이 발생했는데도 해임된 직원은 4명에 그쳤다.

지금 한전은 비리가 터져도 당사자가 운이 나빠야 짤릴뿐 대부분은 '그러거나 말거나' 수준의 솜방망이 처벌에, 반성하는 듯한 모습만 연출하면 끝인듯 하다.

한전은 올해도 어김없이 사과와 함께 쇄신책을 발표했다. 지난달 30일 한전은 "올해 또다시 일부 직원들이 겸직 의무를 위반하고 태양광 발전사업의 공정성을 훼손한 점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한다"고 했다.

한전의 반성을 바라보는 국민들은 하지만 앞으로의 모습이 뻔하다고 예상한다. 또 재수없는 사람만 짤릴 것으로 예상한다.

'무관용 원스트라이크 아웃'이 현실에 등장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한전을 너무 모르는 국민들만의 순진한 생각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