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시민들이 서울 시내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진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시민들이 서울 시내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새해 은행권의 대출 문턱이 내려간다. 은행권이 대출 제한 조치를 완화하고 신규 대출 판매를 재개했으나 주택담보대출의 금리 상단이 연 6%에 육박해 금융소비자의 체감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내년 1월2일부터 주택담보대출의 모기지 보험(MCI·MCG) 가입 제한을 해제한다. MCI·MCG는 주택담보대출과 동시에 가입하는 보험이다. 해당 보험이 없으면 소액임차보증금을 뺀 금액만 대출이 가능해서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우리은행은 타행 대환대출(갈아타기)도 재개한다. 생활안정자금대출 최대 한도를 기존 1억원에서 2억원으로 확대한다. 전세보증금 반환이나 당·타행 대환 목적의 경우 2억원 이상도 취급 가능하다.

또 유주택자의 수도권 소재 목적물에 대한 전세자금대출 취급 제한을 해제하고 타행 전세대출 갈아타기도 다시 취급하기로 했다. 전날부터는 비대면(모바일·인터넷) 가계대출 판매를 재개했다.

KB국민은행도 내년 1월부터 현재 적용 중인 가계대출 규제 가운데 일부를 없애거나 완화한다. 내부적으로 현재 1억원으로 묶인 주택담보 생활안정자금 대출의 한도를 늘리거나 폐지하는 방안, 지난 8월 중단한 신규 주택담보대출의 모기지보험(MCI·MCG) 적용을 부활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NH농협은행도 이달 30일부터 비대면 직장인 신용대출 4개 상품(NH직장인대출V·올원 직장인대출·올원 마이너스대출·NH씬파일러대출)의 판매를 재개하고 새해 1월 2일부터 임대인 소유권 이전 등의 조건부 전세자금대출도 다시 허용하기로 했다.

IBK기업은행은 생활안정자금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등 주로 실수요 성격이 강한 대출부터 문턱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17일부터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택담보대출의 한도를 1억원에서 2억원으로 상향 조정했고, MCI와 대출 모집인을 통한 대출도 다시 취급하기 시작했다. 미등기된 신규 분양 물건과 1주택 보유자에 대한 전세자금대출도 재개됐다. 다만 현재 대출 신청은 받더라도 내년 실행되는 대출부터 완화된 규정이 적용된다.

아울러 신한은행은 현재 '연 소득 100% 이내'로 제한된 신용대출 한도와 비대면 대출도 풀 방침이다. 하나은행도 지난 12일부터 내년 대출 실행 건에 한해 비대면 주택담보·전세자금대출 판매를 재개한다고 밝혔다.

은행 관계자는 "올해 수도권 주택 거래가 늘면서 가계대출이 급증했지만 최근 부동산 경기나 탄핵 정국 등으로 미뤄 내년에는 주택담보대출이 그만큼 증가할 요인이 없다"며 "일정 이익을 유지하려면 가계대출을 늘려야 하는 만큼 연초부터 대출 가산금리를 낮추는 경쟁이 시작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은행권이 대출 문턱을 내리지만 올라간 금리 탓에 대출 수요는 크게 늘지 않을 전망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5년 주기·혼합형)는 지난 23일 연 3.49~5.89%로 집계됐다. 지난 9일 3.36~5.76%보다 금리 상단과 하단이 0.13%포인트씩 오른 것이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의 금리 하단은 3.76%에서 3.89%로 0.13%포인트, 신한은행은 3.87%에서 3.97%로 0.10%포인트 상승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담대 고정금리의 지표로 쓰이는 금융채(은행채) 5년물은 지난 23일 3.083%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낸 9일 2.889%와 비교하면 0.2%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은행 관계자는 "내년 초까지 대출 시장 분위기를 보고 가산금리 인하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며 "은행 간 금리 경쟁이 이뤄지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가산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