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상속분쟁 1심에서 승소했다. 사진은 지난 1월6일 방중 경제사절단 일정을 마친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서울 강서구 김포 비즈니스 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하는 모습. / 사진=뉴스1

고(故)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의 상속 재산을 재분할 여부를 둘러싼 오너일가의 분쟁에서 구광모 회장이 승소했다. 구본무 선대 회장의 부인 김영식 여사와 두 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씨가 2023년 2월 구광모 회장을 상대로 재산을 다시 분할하자며 소송을 제기한 지 3년 만이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11부(구광현 부장판사)는 12일 오전 10시 구본무 전 회장의 부인 김영식 여사와 두 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씨가 구광모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상속회복청구 소송 1심 선고에서 원고 측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소송 비용 역시 세 모녀가 모두 부담하라고 명령했다.


앞서 구광모 회장은 2018년 5월 구본무 전 회장이 별세하면서 남긴 유산 가운데 ㈜LG 지분 11.28% 중 8.76%를 상속받아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당시 구 회장이 상속받은 지분 가치는 7200억원 수준이다.

모친인 김 여사는 지분을 상속받지 않았고 여동생인 구연경 대표와 구연수씨는 각각 ㈜LG 지분 2.01%(3300억원), 0.51%(830억원)를 상속받았다.

세 모녀는 지분 외에 구본무 회장의 개인 재산인 금융투자상품, 부동산, 미술품 등을 포함해 5000억원 규모의 유산도 상속받았다.


하지만 세 모녀는 2023년 2월 서부지법에 구 회장을 상대로 상속 재산을 법정상속 비율(배우자 1.5·자녀 각 1)로 다시 재분할 할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상속재산 분할 협의 과정에서 구연수씨가 제외됐고 김 여사와 구연경 대표도 상속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동의가 없는 상태에서 협의가 진행됐다는 게 소송의 이유였다.

특히 김 여사와 구 대표는 유언장이 있는 것으로 알고 구 회장이 LG의 주식을 모두 상속받는데 합의했으나 실제로는 법적 효력이 있는 유언장이 존재하지 않은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기망에 의해 이뤄진 협의서는 무효라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반면 구 회장 측은 2018년 11월 협의로 재산을 분할했고 이 과정에서 원고 3명 모두 전원 합의한 협의서가 있으며 상속 과정에서 어떤 문제도 없었다고 맞섰다. 또한 분할 이후 4년간 아무런 문제 제기도 하지 않아 제척기간이 경과했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상속재산분할협의서 작성에 원고들의 개별 상속재산에 관한 구체적인 의사표시가 있다"며 유효성을 인정했다.

상속재산분할협의서 작성 과정에서 기망행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도 했다. 개별 상속재산에 관한 개별 재산에 대한 구체적 의사표시에 따라 협의가 이뤄진 만큼 기망행위와 상속재산분할협의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번 소송은 LG그룹 지배구조 및 경영권 향방과도 연계된 중요한 분쟁으로 여겨졌다. 구 회장이 상속받은 지분을 재분할하게 될 경우 세 모녀 측 지분이 크게 늘어나며 LG그룹의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원이 이날 세 모녀의 청구를 모두 기각함에 따라 LG그룹은 리스크를 상당부분 해소하며 안정적으로 구 회장 중심의 경영체계를 유지할 수 있게됐다. 현재 구 회장은 ㈜LG 지분 15.95%를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