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동 정세가 격랑에 빠진 가운데 국내 대기업이 주요 중동 국가에 세운 해외법인 수가 140곳인 것으로 조사됐다. 중동 국가에 1곳 이상의 해외계열사를 둔 국내 대기업 집단은 30곳이나 됐고 이 중 삼성이 28곳으로 가장 많은 중동법인을 설립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CXO연구소는 4일 '92개 국내 대기업 집단이 중동 국가에 세운 해외법인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한 92개 그룹이다. 이번 조사에서 중동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해 16개국으로 제한해 조사가 이뤄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92개 그룹이 중동 국가에 세운 해외법인 숫자는 10개 국가에 140곳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파악된 92개 그룹 전체 해외법인 6362곳 중 2.2% 수준이다. 국내 대기업이 중동에 진출한 해외법인 숫자는 높지는 않지만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원유 등을 수입하는데 막대한 지장이 초래될 수 있어 중동 정세에 촉각을 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기업이 진출한 중동 법인을 국가별로 살펴보면 아랍에미리트가 56곳으로 가장 많았다. 삼성그룹이 10곳으로 최다였고 LG(7곳)와 현대차(6곳)도 5곳 이상의 법인을 아랍에미리트에 세워 운영 중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는 38개 해외법인이 있다. 삼성이 6개로 가장 많았다. 오만(12곳)과 이집트(11곳)에도 10곳 넘는 해외법인을 세운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이스라엘(8곳) ▲요르단·이란(각 4곳) ▲키프로스(3곳) ▲바레인·쿠웨이트(각 2곳)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에 미국의 공격을 직접적으로 받은 이란에는 SK·현대차·중흥건설·KT&G그룹도 각각 1개씩 총 4개 법인을 운영 중이다. 이란에 소재한 4개 법인 중 2개는 건설업 관련 회사이고 무역과 담배제조·판매업을 영위하는 법인도 운영하고 있다.
중동 국가에 진출한 해외법인을 그룹별로 살펴보면 삼성이 28곳으로 가장 많이 전진 배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랍에미리트에 10개 법인을 운영 중이고 이어 사우디아라비아(6곳)와 이스라엘(5곳) 순으로 법인을 많이 두고 있었다.
현대차·LG·GS 3개 그룹은 각각 14개의 중동법인을 둔 것으로 나타났다. LG는 아랍에미리트에만 7개 법인을 세웠고, 사우디아라비아(3곳)와 이집트(2곳)에도 각각 2개의 해외법인을 지배하고 있다. 현대차는 아랍에미리트(6곳), 사우디아라비아(4곳) 순으로 중동 법인을 다수 세웠다.
GS그룹의 경우 오만 국가에만 8개 해외계열사를 두고 있는데 모두 건설 관련사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아랍에미리트(4곳)와 사우디아라비아(2곳)에 세운 법인도 건설·부동산 업종에 해당됐다.
이외 ▲CJ그룹(8곳) ▲한화그룹(7곳) ▲SK·KCC그룹(각 5곳) ▲중흥건설그룹(4곳) ▲DL·HD현대·OCI·고려에이치·엘엑스·오케이금융·한국앤컴퍼니·호반건설그룹(각3곳) ▲두산·LS·세아·넥슨그룹(각2곳) ▲HMM·KT&G·글로벌세아·네이버·넷마블·롯데·아모레퍼시픽·카카오·포스코(각1곳) 순으로 중동 국가에 해외계열사를 둔 것으로 나타났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이번 조사 결과와 관련해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원유 수급 차질이 현실화되면서 에너지 가격 상승과 물류비 부담 확대가 불가피해지고 이는 수출입 기업 전반의 수익성 저하로 이어져 기업의 자금 유동성 경색 등 연쇄적 재무 리스크를 촉발할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며 "시장 불확실성 확대에 대비한 선제적 유동성 관리와 상황에 맞는 리스크 대응 체계가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