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동 정세가 복잡하게 흘러가자 금융감독원이 보험업계 리스크 점검에 나섰다. 유가 상승과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가 보험사 자산운용 및 재무건전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판단에서다.
금감원은 12일 박지선 보험담당 부원장을 주재로 긴급 간담회를 열어 주요 보험사 14곳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과 만나 여러 리스크 요인을 점검했다.
이날 간담회는 중동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금융시장 변동성을 확대할 경우를 대비한 성격이다.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에 미치는 영향과 중동 지역 내 한국 기업 및 선박에 대한 보험 보장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 방안이 논의됐다.
보험업은 장기 자산을 비롯해 채권·수익증권 등 유가증권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다. 이에 박 부원장은 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라 보험사 재무건전성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지난해 9월 기준 보험업계 총자산 대비 유가증권 투자 비중은 70%를 웃돈다.
금감원은 중동 상황 악화 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자산가격 조정, 금리 급등에 따른 자산·부채 듀레이션 미스매칭, 달러 수요 증가에 따른 환헤지 비용 상승 등을 주요 위험 요인으로 봤다.
이에 금감원은 보험사가 해외 사모대출 및 부동산 등 민감 자산에 대한 리스크 관리와 손실흡수 능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금리, 환율, 주가 등 여러 변수를 동시에 고려한 복합 위기 상황 분석을 실시하는 가운데 자산부채관리(ALM)를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중동 지역 내 한국 기업과 선박 보험 보장 상황도 같이 거론됐다. 보험업계는 호르무즈 해협 안쪽 페르시아만에 정박한 국내 선박의 경우 기존 보험 계약을 취소하고 새로운 조건의 계약을 맺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는 또 중동 지역에 진출한 국내 기업의 보험 보장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금융 지원을 약속했다. 피해 기업이나 소상공인에 대한 보험금 신속 지급과 해외 체류자 대상 긴급 상담 채널 운영 등이 대표적이다.
금감원은 대규모 손해 발생 시 국내 보험사와 해외 재보험사 간 정산 지연으로 유동성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필요하다면 일반계정과 특별계정 간 자금 차입을 일시적으로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앞으로도 업계와 비상 연락 체계를 구축하고 위기 대응 계획의 적정성을 점검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