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를 둘러싸고 국민의힘을 압박하고 나섰다. 민생·경제 법안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22대 국회 하반기 원 구성 협상에서 상임위원장직 재조정을 시사했다. 민주당은 간사 중심 단독 회의와 위원장 권한 제한을 포함한 국회법 개정까지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상임위원회 배분이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작동 원리가 아닌 오히려 국민들께 고통을 주고 국정 발목잡기용으로 전락한다면 향후 상임위원장 여야 배분 문제는 원점에서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것임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한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통령께서 민생 경제에 답답함을 두고 참으로 뼈아픈 한탄을 하셨다"며 "코스피가 요동치고 글로벌 경제 위기가 몰아치는데 경제 혈맥을 뚫어줄 자본시장법과 상법은 정무위원회 문턱에 막혀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국민의힘이 정무위원장을 맡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1400만명 개미 투자자들의 숙원인 지배 구조 개선과 소액주주 보호 입법이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자본시장법 등을 개정해야 하는데 야당이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이라 아무것도 못 하고 있다. 진짜 문제"라며 "상임위를 아예 열지 않고 있는데 매우 부당한 것 같다. 상법 개정, 자본시장법 개정 등 금융 부분은 정말 심각하고 중요하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한 원내대표는 "국토교통위원회는 민주당이 위원장을 맡고 있지만 주거 정책 등 핵심 법안을 다루는 국토법안소위원회 위원장을 국민의힘 간사가 맡고 있으면서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소위가 단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며 "견제와 균형을 위해 상임위원장을 배분한 취지는 여야가 누가 더 국민의 삶을 잘 보살피는지 선의의 경쟁을 하라는 것이지 민생 법안을 인질 삼아 국정운영을 마비시키라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이) 계속해서 공당의 책임을 회피하고 국민의 삶에 큰 피해를 준다면 민주당은 다수당이자, 집권 여당으로서 책임 있게 행동할 것"이라며 "간사 중심의 단독 회의 추진은 물론 일하지 않는 위원장의 권한을 제한하는 국회법 개정까지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했다.
한편 현재 국회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제외한 17개 상임위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10곳, 국민의힘이 7곳의 위원장직을 맡고 있다. 정무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등 주요 경제 상임위는 국민의힘이 이끌고 있다. 앞서 민주당이 법제사법위원장직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경제 관련 상임위를 국민의힘에 배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