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수 AI 혁신위원회 위원장(GS 회장)이 10일 강남구 GS타워에서 열린 ‘AI 혁신위원회 3차 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한경협

글로벌 기업들의 '인공지능(AI) 전환'(AX) 경쟁이 전방위로 확산되는 가운데 우리 경제·산업의 효과적인 AX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민·관이 머리를 맞댔다.

한국경제인협회는 10일 강남구 GS타워에서 하정우 대통령비서실 인공지능미래기획수석비서관과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의 송상훈 지원단장을 초청해 'AI 혁신위원회 3차 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허태수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이제는 우리나라가 'AI를 잘 만드는 나라에서 잘 쓰는 나라로' 한 단계 도약할 때"라며 "앞으로 글로벌 AI 경쟁의 성패는 기술의 우위만큼이나 현장으로의 전환 속도가 좌우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 위원장은 산업 현장의 AX 가속화를 위한 3대 과제로 ▲AI 기술 도입 과정에서의 제도적 장벽 진단 및 개선 ▲기술 보유 기업·대학과 이를 필요로 하는 산업 현장 간 연결 ▲업종별 AX 선도 사례 축적·공유를 통한 선순환 구조 구축을 제시했다.

송상훈 국가AI전략위원회 지원단장은 기조 강연을 통해 생산가능인구 감소·공급망 재편·탈탄소 전환 등 우리 산업이 당면한 과제가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이를 돌파할 핵심 해법으로 AX를 제시했다.


이어 ▲데이터·하드웨어·컴퓨팅 등 AX를 실현하는 '국가 공통 기반 구축' ▲제조·물류·금융·에너지 등 '전략 산업별 AX 실행' ▲'실증→ 초기 시장 창출→ 투자 및 기업 성장→ 공정경쟁 및 생태계 질서'로 이어지는 '현장 AX 확산 메커니즘' ▲AX 거점 인프라와 지역 산업 생태계를 연결하는 '지역 확산과 실행 거점' 등 테마로 구성된 정책 로드맵을 설명했다.

송 지원단장은 "AI 기술이 산업 현장에서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대한민국인공지능행동계획에 따라 관계 부처 간 정책 조정과 핵심 과제 추진 점검, 추가 과제 발굴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진 발표에서는 GS, 롯데이노베이트, 광동제약이 각각 에너지․건설․유통․제약 분야에서의 AX 적용 사례를 공유했다.

김진아 GS그룹 상무는 현업 부서가 직접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52g AX 프로그램' 운영 경험을 공유했다. 특히 그룹 내 자체 개발한 노 코드 기반 AI 플랫폼인 'MISO'를 소개하며 "비개발자들도 손쉽게 현장의 데이터를 활용해 생성형 AI 툴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GS파워 직원들이 MISO를 사용해 만든 안전관리 AI 에이전트 'AIR'를 통해 산업 현장의 위험성 평가 시간을 기존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단축했다"며 "현재 130여개의 중소기업이 AIR를 무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오현식 롯데이노베이트 AI혁신센터장은 '에이전틱 AI와 피지컬 AI 활용 사례'를 공유하며 "건설 현장에서 '동바리', '말비계' 등의 특수 용어까지 이해하는 '실시간 다국어 AI 통역기'를 활용해 외국인 근로자와의 원활한 소통을 지원하고, 이를 통해 작업 안정성과 효율을 동시에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본사 1층에 구축한 미래형 편의점 'AX랩 3.0'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실제 직원처럼 매장을 이동하며 상품 안내·결품 확인·청결 점검을 수행하는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승재 광동제약 AI 센터장은 사내 식품 연구소 연구원이 직접 개발한 AI 리서치 에이전트 사례를 소개했다. 이 센터장은 "제품 원료 탐색부터 기능성․안전성 검토까지 식의약 데이터를 다루는 업무 특성상 보안 부담이 커 기존의 범용 AI 활용이 어려웠다"며 "GS그룹의 MISO를 활용해 개발한 사내망 기반 맞춤형 AI를 통해 이같은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이 센터장은 "구성원 각자가 본인 업무에 필요한 AI 도구를 직접 개발하고 사용하는 것이 현장형 AX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 초청 민관 라운드 테이블에서는 산업 현장에서의 AI 확산을 가로막는 구조적 과제와 해결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참석자들은 ▲기업의 AI 인프라(GPU·클라우드 등) 구축 부담 완화를 위한 금융·세제 지원 ▲기업이 즉시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를 한 곳에서 찾고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데이터 기반 구축 ▲규제 불확실성 및 제도 공백 해소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 상생형 AX 모델 마련 등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특히 중소·중견기업의 경우 자체 IT 인력과 인프라 확보가 어려워 AI 도입과 활용이 제한되는 만큼 이들 기업의 AX 성공 사례를 발굴하고, 이를 산업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는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경협은 'AX는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민관이 원팀으로 함께 달성해야 할 국가적 과제'라고 강조하며 AI 도입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제 업무와 공정에 안착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업종별로 수요와 적용 방식이 다른 점을 고려해 산업 특성에 맞는 실행 모델을 구체화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