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 퇴직자 단체인 '도성회'가 수십 년간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권을 사실상 독점하며 특혜 구조를 유지해 왔다는 사실이 국토교통부 감사에서 밝혀졌다.
10일 국토교통부 감사자료에 따르면 도로공사 퇴직자 단체인 도성회는 1984년 설립 이후 공익 목적 활동은 사실상 하지 않은 채 자회사를 통한 휴게소 운영사업에 치중하며 수익을 회원 지원에 사용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는 이 단체의 과세 누락 의혹과 관련해 국세청에 세무조사를 의뢰하고 특혜 계약과 정보 유출 의혹에 대해서는 경찰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도성회는 100% 출자회사인 H&DE를 통해 휴게소 사업에 참여했고 최근 10년간 연평균 8억8700만원의 배당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약 4억원은 회원 경조금과 생일축하금 등으로 사용됐다. 국토부는 이를 비영리법인 취지 훼손 사례로 판단했다.
과세 누락 의혹도 제기됐다. 국토부는 도성회가 회원 지급금을 과세 대상 소득으로 신고하지 않고 비영리법인의 목적사업 비용으로 처리해 매년 약 4억원 상당의 과세 소득을 누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도로공사의 관리 책임도 도마에 올랐다. 도로공사는 기존까지 휴게시설 임대 운영권 입찰 과정에서 동일 기업집단 계열사 중 1개사만 참여하도록 제한해 왔다. 그러나 휴게소·주유소 운영 일원화 과정에서는 기존 기준을 바꿔 동일 기업집단 계열사를 별개 기업으로 인정했고 결과적으로 도성회 계열사에 주유소 운영권을 추가 수의계약 방식으로 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업 타당성 연구용역 진행 상황과 입찰 일정, 가격 정보 등이 사전에 유출된 정황도 확인됐다. 국토부는 도로공사가 공기업 계약 규정상 필요한 승인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사업을 추진했고 수십억원 규모의 공사비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를 진행했다고 지적했다.
문막휴게소의 경우 도로공사는 직영 전환 과정에서 H&DE 측에 휴게소 편의점 운영권을 6년 6개월간 수의계약 방식으로 맡긴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에서는 "공공시설인 휴게소가 전관 이권사업처럼 운영돼 온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운전자들은 "휴게소 물가 논란 뒤에 폐쇄적 운영 구조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단순 관리 부실이 아닌 구조적 문제로 보고 있다. 퇴직자 단체가 자회사를 통해 사업권을 장기간 운영하고 수익을 회원 이익으로 환원하는 구조 자체가 공공성과 충돌한다는 지적이다.
국토부는 이번 감사 후속 조치로 도로공사의 휴게소 운영사 관리 실태와 납품 대금 미지급 등 휴게소 내 불공정 행위에 대한 전수조사도 진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