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SK그룹 서린빌딩. / 사진=SK

SK그룹이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해 온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사업재편)이 3년차인 올해 가시적 성과를 내며 그룹 전반의 체질 개선과 신성장 동력 확보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SK그룹 지주사인 SK㈜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36조7513억원, 영업이익 3조673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9% 늘고 영업이익은 760% 폭증했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은 63조231억에서 49조5543억원으로 21% 줄었고 부채비율도 172.8%에서 135.7%로 낮아졌다.


SK㈜ 관계자는 "반도체 사업 성장에 더해 지난 2년여간 추진해온 리밸런싱 효과가 수익과 재무건전성 양면에서 가시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3년 12월 취임한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중심으로 그룹 전반에 진행된 강도 높은 리밸런싱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 의장은 "그동안 사업을 재편하고 자산을 효율화 하는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위한 운영개선 및 인공지능(AI)을 통한 혁신을 본격화할 시점"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최태원 SK 회장 또한 'AI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체질 개선'을 강조하며 그룹의 미래 방향성을 제시해 왔으며 이를 바탕으로 그룹 전반에서 자산 효율화, 운영개선 활동 등이 속도감 있게 진행됐다.


지난 8일 한국신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SK그룹은 2024년부터 13조원 규모의 자산 효율화를 진행했다. SK㈜는 SK스페셜티 지분 85%를 한앤컴퍼니에 2조6308억원에 매각했고 SK바이오팜 지분 14%를 1조2500억원에 처분했다. SK이노베이션은 보령LNG터미널과 코원에너지서비스 사옥 부지를 매각해 1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SK네트웍스의 SK렌터카, SK텔레콤의 카카오 지분 매각 등도 같은 흐름에서 잇따라 이뤄졌다.

/ 그래픽=SK

중복 사업 통합도 병행됐다. 에너지 사업 간 시너지 확대를 위해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을 단행했고, 배터리 자회사 SK온은 생산 수율 안정화와 비용 구조 개선을 통해 흑자 전환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219개에 달했던(2024년) 그룹 계열사 수도 빠르게 줄며 '관리 가능한 범위'에 속도가 붙고 있다. SK그룹 계열사는 지난달 기준 151개까지 줄어든 상태다.

SK그룹은 AI·반도체·에너지설루션 등 미래 성장 사업 중심으로의 재편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 재편 사례는 SK에코플랜트다. SK에코플랜트는 2년에 걸친 리밸런싱을 통해 반도체 및 AI 인프라 사업 회사로 변모했다.

2025년 SK트리켐·SK레조낙·SK머티리얼즈제이엔씨·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등 반도체 소재 기업 4개사를 추가했다. 2024년에는 에센코어와 SK에어플러스를 편입했다.

재편 효과는 즉각적인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지난 15일 공시한 SK에코플랜트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4조8997억원, 영업이익 9314억원을 달성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약 90%, 1262% 증가했다. 부채비율 또한 1분기 기준 176%로 2024년말(233%)과 2025년말(192%) 대비 감소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SK그룹의 변화를 단순 자산 매각이 아닌 성장 포트폴리오 재편의 성공으로 평가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지난 11일 SK그룹 지주사인 SK㈜ 보고서에서 "그룹 차원에서 약 3년간 이어온 재무구조 개선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하며 "자회사 지분가치 상승뿐 아니라 이익 체력도 강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가의 우상향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흥국증권도 지난 12일 보고서에서 자회사 지분가치 상승으로 재평가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며 SK㈜ 목표주가를 76만원으로 상향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 성장 영역에 자원을 재배분하는 리밸런싱 전략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포트폴리오 최적화를 지속하면서 미래 성장 분야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