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장기화 속에서도 한국의 5월 수출이 877억5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국의 수출은 사상 처음으로 3개월 연속 800억달러를 상회하고 있으며 1~5월 누적 무역수지는 1019억1000만달러 흑자를 내 기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1일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2026년 5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올해 5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53.2% 증가한 877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에 해당한다. 한국의 수출은 3월 872억달러, 4월 859억달러에 이어 5월까지 사상 최초로 3개월 연속 800억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5월 일평균 수출은 60.7% 증가한 42억8000만달러로 사상 처음으로 40억달러를 넘어섰다.
5월 수출은 20대 주력 품목 중 12개 품목이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반도체가 전체 수출 호조를 견인했다. 5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대비 169.4% 증가한 371억6000만달러를 기록해 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고쳐썼다.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D램은 전년대비 369.8% 급증한 186억달러, 낸드는 206.8% 늘어난 17억달러로 모두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미국 빅테크 기업의 설비투자 증가에 따라 메모리 고정가격 상승이 지속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의 반도체 수출은 3월부터 3개월 연속 300억달러를 웃돌고 있다.
컴퓨터 수출 역시 인공지능(AI) 서버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수요 확대 영향으로 전년대비 290.7% 증가한 41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선박은 LNG선 등 인도 증가에 따라 수출단가와 대수가 모두 증가하면서 1년 전보다 16.7% 늘어난 26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디스플레이(14억7000만달러, 9.4%)와 무선통신기기(14억6000만달러, 12.6%) 수출도 호조를 보였다.
석유제품 수출액은 유가 상승으로 인한 높은 수출 단가의 영향으로 46.6% 증가한 52억5000만달러였다. 다만 물량은 23.8% 감소했다. 수출통제 조치가 시행되고 있는 휘발유·경유·등유의 경우 1년 전에 비해 수출 물량이 각각 약 31.1%, 24.3%, 99.9%가량 감소했다.
석유화학도 11.1% 늘어난 37억달러를 기록했으나 내수 공급 우선 정책에 따라 물량은 25.5% 감소했다.
바이오헬스는 5.2% 늘어난 14억4000만달러를 기록하며 7개월 연속 플러스를 이어갔다. 화장품은 K-뷰티 열풍에 힘입어 24.2% 증가한 11억8000만달러로 역대 5월 중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자동차 수출은 5.9% 감소한 58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조업일수 감소와 국내 화재에 따른 부품 공급 차질, 중동 전쟁에 따른 물류 애로, 미국 관세 영향에 따른 현지 생산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반기계(-6.3%), 철강(-2.1%)도 감소세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대(對)중국 수출이 전년대비 80.9% 늘어난 189억달러를 기록하며 7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농수산식품·화장품 등 소비재 수출도 양호한 실적을 보인 영향이다. 대미 수출 역시 반도체·컴퓨터·전기기기 수출이 크게 늘면서 전년대비 59.1% 증가한 159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대아세안 수출은 58.4% 증가한 158억5000만달러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대유럽엽한(EU) 수출은 2.4% 증가한 61억9000만달러를 기록하며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대중동 수출은 전쟁에 따른 물류 차질 등 여파로 인해 7.7% 감소한 12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5월 수입은 20.8% 증가한 608억달러로 집계됐다. 에너지 수입은 117억5000만달러로 1년 전에 비해 15.9% 증가했다. 특히 원유 수입은 중동전쟁 등에 따른 물량 감소에도 수입 단가가 상승해 25.0% 증가한 85억달러를 기록했다.
에너지 외 수입은 490억5000만달러로 22.0% 증가했다. 석유제품과 반도체장비가 각각 71.0% 증가한 25억5000만달러, 25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출액이 수입액을 앞서면서 5월 무역수지는 전년대비 200억3000만달러 증가한 269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 16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1~5월 누적 무역수지는 1019억1000만 달러로 기존 연간 최대 기록인 2017년 952억달러를 넘어 새로운 기록을 썼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중동 전쟁 종전 여부, 미국의 관세, EU의 철강 TRQ 등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은 잔존하고 있다"며 "주요국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우리 기업들의 통상 리스크를 완화하고 안정적인 수출 환경 조성에 힘쓰는 한편 원유·나프타 등 핵심 수입 원자재의 안정적인 도입과 공급망 점검을 통해 기업의 생산과 수출 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