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참정권 시위'가 11일째 이어지면서 시위가 열리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입주한 체육단체들이 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경찰은 불법행위에 대한 강경 대응을 예고해 '참정권 시위'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15일 서울 송파구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이 보장하는 참정권과 표현의 자유, 집회시위의 자유를 전적으로 존중한다"면서도 "시간이 지날수록 핸드볼경기장에 입주한 9개 단체의 어려움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펜싱선수권 대회를 앞둔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필요한 장비 반출이 제한됐고, 국제대회인 인천핀수영선수권에 출전하는 해외 선수들을 위한 비자 문제 해결 등 행정업무 수행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유 회장은 "핸드볼경기장을 이용하는 선수와 지도자, 행정가들은 현재 갈등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그럼에도 가장 큰 피해를 감내하는 사람 중 하나가 됐다. 이는 단순한 불편의 문제가 아니라 체육인의 생존권을 침해받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체육회 차원의 책임있는 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유 회장은 "사실관계를 철저히 확인해 모든 법적 대응을 검토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며 "핸드볼경기장 출입과 업무 수행이 즉각 보장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정부와 경찰은) 조속한 사태 해결 방안을 마련해주기를 간곡히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앞서 이재명 대통령과 경찰은 강도 높은 대응을 예고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시위대는 의사 표현을 넘어 타인의 권리침해가 없도록 자제해야 한다"며 "시위대의 민간인 출입제한 행패 등 업무방해에 대해 행위자는 물론 공모자에 대해 엄중 수사를 경찰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전날 유럽 순방 중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도 "사적 검문 및 위력을 동원한 업무방해 행위는 엄정 대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도 이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시위대의 핸드볼 여성 유소년 국가대표팀에 대한 소지품 수색 사건과 관련해 "특수 강요 혐의로 10년 이하의 징역이 가능하다"며 "아무 생각 없이 불법행위에 동조했다가 공범이 될 경우 패가망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 유소년 대표팀의 소지품 강제 수색을 비롯해 언론사 기자 대상 폭행 사건, 현장 경찰관들에 대한 모욕 행위 등 '참정권 시위'와 관련해 15건의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박 청장은 "한국 경찰이 사람을 특정해서 체포하는 건 최고"라며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모욕에 참여한 사람들도 조만간 검거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참정권 시위'에 참가자 일부는 이날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50명 규모의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해 올림픽공원 집회가 청와대로 번질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