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미디어 테크 데이'서 진행된 QnA 현장 모습. /사진=최성원 기자

"인공지능(AI) 서버·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면서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늘고 있다. 이를 안정적으로 연결하는 고다층·대면적 기판의 중요성 역시 커지고 있다. LG이노텍이 잘하는 영역인 만큼 기술 차별화를 통해 '2031년 영업이익 1조' 목표를 이뤄낼 것이다"

지난 16일 오전 서울 강서구 마곡동 본사 1층 대강당에서 열린 '패키지설루션 미디어 테크 데이'에서 조지태 LG이노텍 패키지설루션사업부장(전무)은 반도체 기판 시장 주도권 확보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LG이노텍은 무선주파수 시스템인패키지(RF-SiP)·모바일용 플립칩 칩스케일패키지(FC-CSP)·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등 반도체 기판 3종을 중심으로 패키지솔루션 사업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RF-SiP는 스마트폰 등 무선통신 기기에 들어가는 통신용 기판으로 인공위성, XR디바이스, 스마트글라스 등으로 적용처 확대가 기대된다. FC-CSP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에 주로 쓰였지만, 최근 생성형 AI와 에이전틱 AI 확산으로 GDDR 등 고성능 메모리 분야까지 수요가 넓어지고 있다.

FC-BGA는 AI 서버와 고성능 반도체 시장을 겨냥한 대면적 기판이다. CPU, GPU, AI 가속기 등 고성능 반도체 칩을 메인보드와 연결하는 역할을 하며 FC-CSP보다 면적과 층수가 크게 늘어 공정 난도가 높다. LG이노텍은 FC-BGA를 중장기 핵심 성장축으로 설정하고 기존 통신·모바일용 기판에서 쌓은 생산기술을 바탕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LG이노텍은 당분간 반도체 기판 시장에서 공급자 우위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황정호 LG이노텍 패키지설루션 마케팅담당 상무는 "고객사들이 칩과 패키징 등을 확보해도 정작 이를 연결할 기판은 부족한 상황"이라고 했다.


고객사와의 협력도 장기공급계약(LTA)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황 상무는 RF-SiP 분야에선 이미 장기 계약을 맺어왔고 FC-CSP와 FC-BGA 영역에서도 관련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황 상무는 "장기공급계약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캐파가 부족한 상황이라 신중하게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판가 인상도 이뤄졌다. 황 상무는 "원재료 가격 인상과 공정 난도 상승에 따른 적정 수준의 가격 조정이 있었다"며 "고객과의 전략적 관계를 충분히 고려해 판가를 책정하고 있다"고 했다. "가격이 인상되는 만큼 고객에게 더 가치 있는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늘어나는 고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능력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이달 초 베트남 하이퐁시와 반도체 기판 공장 증설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부지 면적은 약 33만㎡로 오는 7월 착공해 2027년 5월 준공될 예정이다.

조 전무는 "현재 베트남에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을 세웠다"며 "베트남 공장에서는 RF-SiP·FC-CSP·FC-BGA가 모두 생산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투자 외에도 베트남에서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국내 추가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LG이노텍은 향후 자동화 공정을 통해 생산능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조 전무는 "기판 크기가 커지고 층이 많이 올라갈수록 스마트팩토리가 필요하다"며 "현재 별도 라인을 구성해 검증해보고 있으며 점차 자동화 공정을 적용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LG이노텍은 고객보다 한발 앞서 시장의 변화를 예측하고 반도체 기판 시장의 기술 패러다임을 혁신하는 '퍼스트 무버'로 성장해 왔다"며 "차별화된 기술력을 발판 삼아 새롭게 열리는 반도체 기판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할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