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현장에는 많은 거리응원을 보기 위해 온 시민들로 가득찼다. 사진은 거리응원에 나선 유화랑군(왼쪽부터), 유사랑양, 원유주양. /사진=김단비 기자

19일 오전 9시 서울 광화문에 붉은 물결이 일렁였다. 멕시코와의 일전은 오전 10시였지만 이미 이전부터 많은 인파가 이곳을 찾았다.

대한축구협회와 KT가 주관하는 2026 북중미월드컵 거리응원이 1차전 당시와 마찬가지로 열렸다. 광화문광장은 태극기를 들고 빨간 유니폼을 입은 시민들로 가득찼다.


주최측은 응원존을 A, B, C로 나누어 관리했다. 하지만 이미 오전 9시부터 A, B존 입장은 마감됐다. 경기가 시작된 오전 10시 이후에도 응원석을 잡지 못해 광장 일대를 배회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안전요원이 추가 입장을 받기도 했으나 몰려든 인파에 비하면 역부족이었다.

경기 양주시에서 온 유화랑(14)군, 유사랑(11)양, 원유주(10)양은 거리응원에 동참하기 위해 이른 아침 이곳을 찾았다. 하지만 세 사람도 응원존에 입장하지 못해 가로수 아래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다. 유군은 "재밌는 경험이 될 것 같아 학교에 체험학습 신청을 하고 왔다"며 "한국이 1-0으로 승리할 것 같다"는 기대감을 보였다.
이날 현장에는 1차전보다 많은 인파가 모였다. 사진은 거리응원에 나선 강현비씨(왼쪽부터)와 박윤정씨. /사진=김단비

지난 1차전 거리응원 당시에도 왔다고 밝힌 강현비(24)씨와 박윤정(25)씨는 응원존에서 한참 벗어난 보도 외곽에서 경기를 관람했다. 이들은 "그때 앉았던 곳에 자리가 없어서 서서 보고 있다"며 "1차전 때 한국이 이겨서 더 많은 사람이 몰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광화문을 찾은 인파는 1차전보다 크게 늘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응원석에만 9100여명이 자리했다. 경찰 비공식 추산 인원은 1만3100명으로 지난 12일 체코전에 모였던 5700여명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종로구청은 오전 10시53분쯤 '광화문광장 주변이 혼잡하니 방문을 자제해 달라'는 안내문자를 발송하기도 했다.
멕시코전이 열린 19일 오전 서울 광화문에는 많은 인파가 모였다. 사진은 이날 현장을 찾은 김봉환씨(오른쪽)와 김정숙씨. /사진=김단비 기자

전동 휠체어에 탑승한 김봉환(70)씨와 김정숙(67)씨는 서울 마포구에서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해 이곳을 찾았다. 택시가 광화문 광장까지 진입하지 못해 두 사람은 근처 대로변에서 하차하고 10여 분을 걸어와야 했다. 김정숙씨는 "사람이 많아 장애인 관람석까지 못 갔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접근하기가 어려웠지만 2002년 월드컵 때 거리응원을 했던 추억을 떠올리며 왔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더 많은 인파가 안전하게 경기를 시청할 수 있도록 광장과 가까운 세종대로 2차선에 펜스를 두르고 응원존을 추가로 마련하기도 했다.

시민들은 거리 곳곳을 응원존으로 만들었다.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 감사의 정원 조형물 사이사이에도 관중들이 북적였다. 가로수 아래 그늘에도 시민들이 빽빽하게 모여 스크린을 주시했다.
광화문 광장 인근 카페들도 관중으로 가득찼다. /사진=김단비 기자

미디어월을 마주하고 있는 근처 카페는 실내 응원존으로 변신했다. 인근 카페에서는 시민들이 통창을 향해 일제히 의자를 돌려 앉았다. 매장 관계자는 "지난 3월 BTS 공연 때도 인파가 많이 몰렸다"며 "이번 거리응원에도 인파가 몰릴 것을 대비해 미리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현장에는 1차전보다 많은 관중이 모였다. 사진은 관중으로 가득찬 세종문화회관(왼쪽부터)과 도로에 설치된 응원존. /사진=김단비 기자


결과적으로 이날 경기는 한국 대표팀이 0-1로 아쉽게 패했다. 루이스 로모에게 선제골을 내줬고 이를 끝내 만회하지 못했다. 이날 현장을 찾은 시민들은 오는 25일 오전 10시에 열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3차전을 기약하며 자리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