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증권사들이 올 상반기(1~6월)에 있다라 '1조 클럽'을 달성했을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외 증시 활황으로 거래대금이 급증한데다 WM(자산관리)과 트레이딩, ETF(상장지수펀드) 유동성공급자(LP) 수익까지 확대되면서 역대급 실적 시즌이 기대된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실적 발표를 앞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은 올해 상반기 영업은 1조원 이상이 예측되며 미래에셋증권에 대해선 '2조 클럽' 달성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미래에셋증권은 브로커리지와 WM 등 본업 개선과 함께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 투자 평가이익이 대규모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돼 2조 클럽 달성이 거론된다. 상상인증권이 제시한 미래에셋증권 올해 2분기 연결지배주주 순이익은 2조5820억원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도 호실적이 예상된다. 주요 증권사들이 제시한 한국금융지주 2분기 지배주주순이익 전망치 평균은 8790억~8800억원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이 한국금융지주 주요 계열사임을 고려했을 때 한국투자증권의 비중이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증권 역시 상반기 1조 클럽 달성이 기대된다. NH투자증권은 삼성증권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을 6710억원, 지배주주순이익을 5035억원으로 예상했다. 상반기 누적으로는 1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다.
키움증권도 거래대금 증가 효과에 힘입어 호실적이 기대된다. SK증권은 키움증권의 올해 2분기 지배주주순이익을 5093억원으로 전망했다. 브로커리지부문 수수료 수익이 4627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6.5%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도 일제히 호실적을 달성했다. KB증권은 상반기 영업이익 1조537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 반기 영업이익 1조를 달성했다. 순이익은 79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5% 뛰었다.
NH투자증권은 상반기 당기순이익 9652억원으로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중 가장 많은 순이익을 거뒀다. 신한투자증권도 상반기 순이익 577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23.1% 성장했다. 하나증권은 상반기 순이익 2731억원으로 155.7%, 우리투자증권은 순이익 247억원으로 47.1% 늘었다.
증권사 실적이 일제히 개선된 가장 큰 배경은 거래대금 증가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일평균 거래대금은 90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4.0%, 전분기 대비 35.1% 늘었다. 고객 예탁금은 6월말 기준 1222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4%, 신용공여 잔액도 38조원으로 75.4% 확대됐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도 거래 확대의 기폭제가 됐다는 시각이다. ETF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2분기 28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57.6% 증가했다.
증권사들은 ETF 매매 수수료뿐 아니라 LP 역할을 통한 운용수익도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주식시장 상승에 따른 PI 평가이익과 금융상품 판매 증가, 퇴직연금과 고액자산가 자금 유입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는 시각이다.
하반기에는 거래대금이 현재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최대 변수로 꼽힌다. 거래대금이 감소하면 브로커리지와 ETF LP 수익이 동시에 둔화할 수 있고 시장 금리 상승은 채권 운용과 유가증권 평가 손익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거래대금이 고점에서 내려오더라도 금융투자 확대와 고객 예탁금증가, 증시제도 개편 등을 고려하면 과거보다 높은 수준은 유지할 것으로 본다. 상반기처럼 모든 증권사가 거래대금 확대 수혜를 받는 국면이 지나면 하반기부터는 WM과 IB 경쟁력, 운용 안정성, 주주환원 정책에 따라 실적 차별화가 더 뚜렷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관련주 수급 쏠림, 높은 지수 레벨, 금리 인상가능성 등으로 매크로 경계감이 확대된 점을 고려하면 올해 초와 같은 급등 재현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다만 개인 주식 투자 수요 감안 시 하반기에도 리테일 중심의 견조한 실적이 기대된다"며 "올 하반기에는 이익 체력과 환원 정책을 겸비한 증권사가 주목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