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민우 현대자동차·기아 AVP본부장 사장 겸 포티투닷 대표가 자율주행 기술의 조기 양산보다 완성도를 강조했다. 그룹 차원의 자율주행 기술이 이전보다 발전했지만 상용화를 서두르면 안전성과 신뢰성 등 기술 완성도를 놓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박 사장은 지난 11일 경기도 판교 포티투닷 본사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미디어 데이'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략적으로 아트리아 AI 양산 일정을 늦춰 잡았다"며 "우리가 가야 할 곳은 완전한 '노스 스타(North Star·궁극 목표)'인데 지금 서둘러 양산하면 노스 스타와 거리가 먼 '어정쩡한 레벨 2++'를 내놓게 될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이날 포티투닷은 아트리아 AI가 서울 도심에서 레벨 2++ 수준의 자율주행을 수행하는 영상을 처음 공개했다. 갓길 주정차 차량을 피해 주행하고 갑작스럽게 끼어드는 차량에 대응하거나 비보호 좌회전 구간을 안정적으로 통과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박 사장은 현재 기술 수준에 비해 양산 일정이 다소 늦다는 내부 아쉬움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아트리아 AI는 사실 총력을 다하면 더 빨리 양산할 수도 있다고 본다"면서도 "테슬라와 엔비디아에서 경험한 가장 큰 실패는 눈앞의 목표를 빨리 달성하려다 인력이 소진되는 것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엔비디아 기술을 활용해 2028년부터 양산을 진행하는 동안 엔비디아에 우리의 운명을 맡기겠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만의 노스 스타인 아트리아 AI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을 한 결과가 2029년 하반기 양산 일정"이라고 덧붙였다.
박 사장은 테슬라 오토파일럿 개발의 핵심 멤버로 활동한 뒤 엔비디아에서 자율주행 인지 기술 조직을 총괄했다. 올해 초 현대차그룹에 합류한 이후에는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자율주행 기술 개발 방향과 조직 체계를 정비하는 데 주력했다.
박 사장은 "포티투닷, AVP 본부 등이 나아갈 방향의 기준점을 하나씩 제시하는 작업을 했다"며 "데이터 플라이휠을 구현하기 위한 조직 개편에도 많은 시간을 썼다"고 했다.
실제 성과도 따라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갓길 차량 회피와 소멸 차로 대응 능력이 많이 향상됐다"며 "핵심은 데이터 플라이휠의 기본인 '고부가가치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고 쉽게 찾아내느냐'다. 주행하는 순간 필요한 데이터를 정확히 찾아내는 기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 양산 예정인 레벨 2+ 수준의 첫 SDV 모델에 엔비디아의 '하이페리온 10' 플랫폼을 활용할 계획이다. 박 사장은 "하이페리온 10 기준을 따르되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아니고 현대차·기아 차량에 맞는 구성을 선택할 것"이라며 "기본은 카메라 10개와 전방 레이더 1개, 초음파 센서 12개로 구성된다"고 설명했다. "2028년부터 양산하는 최대한 많은 차종에 동일한 센서 구성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이날 행사에는 지난 7월 AVP본부 자율주행개발센터장으로 선임된 권정현 부사장도 참석했다. 권 부사장은 최근까지 삼성전자에서 지능형 로봇 개발을 주도했고 그 이전에는 엔비디아에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과 제품화를 담당한 자율주행 AI 분야 전문가다.
권 부사장은 "2029년 하반기 아트리아 AI 상용화까지 남은 3년여 동안 데이터 플라이휠을 가동해 다양한 엣지 케이스 대응을 높이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며 "엔비디아 솔루션을 먼저 활용해 양산하는 과정에서 축적한 노하우와 데이터를 아트리아 AI 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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