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후 취재진에 둘러싸인 채 이동하고 있다. /사진 =뉴스1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명 2주 만에 자진 사퇴했다. 용 후보자는 13일 국정 운영과 진영 간 연대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더불어민주당의 '자진 결단'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김태선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도 "김민석 대표의 자진 사퇴 권유를 용 의원에게 전달했다"고 했다. 국회 인사청문회 문턱에도 이르지 못한 장관 후보자의 낙마는 이재명 정부의 인사 검증과 정무적 판단에 심각한 허점이 있음을 다시 드러낸 사태다.

지난달 30일 지명된 용 후보자는 비례대표 의원직 겸직 고수 논란에 이어 배우자의 기본소득당 당직 '셀프 임명' 의혹과 당의 사유화 논란 등에 휩싸였다. 그런데도 그는 불과 며칠 전 기자회견에서 장관과 국회의원직을 모두 유지하겠다며 완강한 태도를 보였다. 꼼수 위성정당 방식으로 두 번이나 금배지를 달아놓고 자신의 발탁을 'DJP(김대중·김종필) 연합' 이후 첫 야당 의원 입각이라는 주장까지 내놔 비판을 자초했다. 결국 여당 수뇌부마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며 결단을 요구하자 버티지 못하고 물러난 것이다. 이 대통령 지지율이 이틀 전 한국갤럽 조사에서 취임 후 최저인 38%로 떨어진 것도 여권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용 후보자는 사퇴하면서도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논란을 성찰하기보다 야당과 언론 탓을 했다. 그는 "소수정당의 어려운 형편을 조롱하고 폄하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행태와 사실 확인은 뒷전으로 미루고 반론권조차 보장하지 않은 일부 언론의 악의적인 왜곡 보도가 끝없이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년층을 비롯한 국민 여론이 싸늘해진 까닭은 소수정당의 어려운 형편 때문도, 언론의 왜곡 때문도 아니다. 겉으로는 혁신과 정의를 내세우면서 정작 자신에게는 특혜와 예외를 허용하려 한 전형적인 '내로남불' 행태 때문이었다. 사퇴의 순간까지 이를 외면한다면 무엇이 문제였는지조차 모른다는 얘기다.

용 후보자의 사퇴로 이제 시선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 쏠리고 있다. 민주당은 용 후보자를 정리한 만큼 김 후보자만큼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태도다. 김 후보자마저 낙마하면 이재명 정부 2기 개각 전체가 흔들리고 정기국회 주도권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치적 부담이 크다는 이유가 부실한 검증을 덮거나 부적격 후보자를 감싸야 할 명분이 될 수는 없다.

청와대와 민주당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으로 2주 동안 국정의 혼란과 소모적 논란을 초래한 데 대해 먼저 자성해야 한다. 어떤 검증 절차를 거쳤기에 예견된 논란조차 걸러내지 못했는지 원인과 책임도 분명히 밝혀야 한다. 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 역시 국민 눈높이는 외면한 채 진영 논리로만 방어하려 든다면 민심의 역풍은 더 거세질 수밖에 없다. 김민석 대표는 김 후보자를 두고 "볼수록 잘된 인사"라고 했다. 얼마나 국민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정부는 이제라도 인사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재점검하고, 권력의 눈이 아닌 국민의 눈으로 후보자를 다시 살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