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우리나라의 바람직한 전력산업 구조개편 방향모색' 심포지엄에서 주요 관계자들이 토론하는 모습. /사진=정연 기자

AI 산업 성장과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전력산업 구조개편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화력발전 5사를 하나로 통합하고 전력도매가격(SMP) 기반 정산 구조를 손질하는 등 발전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7일 '내일의 공공과 에너지, 노동을 생각하는 의원 모임'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우리나라의 바람직한 전력산업 구조개편 방향모색'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에너지 전환 속 전력산업 구조 혁신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가 형성됐다.


발제자로 나선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재 발전 체계로는 폭증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특히 2001년 이뤄진 발전 6개사 분할의 구조적 허점을 지적했다. 전력은 대규모 저장이 어려운 데다 공급과 수요가 비탄력적인 만큼 경쟁을 통한 효율성 제고에 한계가 있다는 거다. 여기에 각 발전사가 연료를 별도 구매하는 과정에서 협상력 약화·단가 상승·수송 비용 및 기간 증가·회사별 독립 관리조직 중복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김 의원은 "발전사 간 경쟁을 통해 사업 효율성을 높이려는 취지였으나 전력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못한 단순한 판단이었다"며 "송전·배전·판매는 여전히 한국전력공사 독점 체제로 이뤄지고 있어 시장 경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기형적인 구조가 됐다"고 짚었다.

전력도매가격(SMP)·전기요금 이중 구조의 부작용도 강조했다. 김 의원은 "SMP는 시장에서 결정되는 반면에 소매 전기요금은 정부가 규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에너지 가격 급등 시 구매비용은 오르는데 판매가격은 올리지 못하는 취약한 구조"라고 했다. "잘못된 구조로 인한 결과는 한전에 그대로 전가됐다"며 "2021~2023년 한전 누적 적자는 48조원"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한전 지주사 체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룹 전략·연료 통합 구매·대규모 투자 조정을 맡는 한전홀딩스 아래 ▲송배전·판매를 맡는 '한전' ▲화력 5사 및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합한 '통합 발전사' ▲원자력 사업을 맡는 '한국수력원자력' 등을 두는 게 핵심이다.
김 의원은 "화력 발전사들은 석탄화력발전소 시설의 장기화 및 재생에너지 수요 증가로 예전처럼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지주회사 체계를 통해 관련 리스크를 흡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또한 "한전의 손실 부담도 덜 수 있다"며 "통합 발전사와 한전 간 원가 정산 방식을 도입하기 때문에 가격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다양한 전략이 제안됐다. 남태섭 전국전력산업노동조합연맹 수석부위원장은 한전 지주사 체제에 대해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남 수석부위원장은 "현재 추구하는 건 통합적인 공공 거버넌스인데, 자칫하면 송배전·판매·화력발전 등이 기능별로 분할될 수 있다는 우려"라며 "(지주사 출범 이후에도) 한전이 송배전·판매를 맡게 되면 중립적인 자원 배분 기능이 약화할 수 있어 통합 전략에 관해선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정세은 충남대 교수는 "(한전 지주사 체제 출범은) 신재생 발전을 하나의 기업에 통합시켜 규모의 경제와 정의로운 전환을 순조롭게 하자는 취지로 이해된다"면서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 향후 송배전·판매까지 이어지는 통합 경영이 어려울 순 있다"고 했다.

송재도 전남대 교수는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발전공기업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송 교수는 "발전공기업은 정부 정책에 대한 높은 수용성을 갖추고 있고, 이 중에서도 한전은 재생에너지 관련 송·배전 투자까지 맡고 있다"며 "발전공기업 통합을 통해 재무역량·전문 인력 육성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했다.

문양택 기후에너지환경부 전력산업정책관은 "이제 값싸고 깨끗한 대규모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된 것 같다"며 "제안받은 방안들 모두 잘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