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생산 현장을 지나가고 있는 삼성전자 임직원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반도체·디스플레이 생산라인이 추석 연휴에도 가동을 이어간다. 공정 중단이 제품 품질과 생산 일정에 영향을 미치는 데다, 멈춘 설비를 다시 정상화하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추석 연휴 기간 현장 근무자들을 위해 구내식당과 통근버스를 운영한다. SK하이닉스도 명절 특식을 제공하고 귀향·귀사 버스를 지원한다. 연휴 기간에도 24시간 교대 근무로 생산 현장을 지키는 근무자들을 위한 조치다.



반도체 공장은 제조 공정 특성상 멈췄다가 재가동하기 어렵다. 웨이퍼 한 장이 반도체로 완성되기까지는 짧게는 한 달, 길게는 두 달 동안 증착·노광·식각·이온 주입·세정 등 수백 단계의 공정을 거친다. 웨이퍼 위에 얇은 막을 입히고 회로를 그린 뒤 불필요한 부분을 깎아내는 과정을 반복하며 미세한 반도체 회로를 만든다.

해당 공정은 연속적으로 진행된다. 각 단계에서 온도와 압력, 가스 공급량 등을 정밀하게 조절해야 설계대로 회로가 구현된다. 가동이 멈추면 공정 조건이 달라져 가공 중인 웨이퍼에 불량이 생긴다. 웨이퍼를 폐기할 경우 해당 물량을 다시 생산해야 해 비용 부담이 커지고 전체 생산 일정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반도체 수요가 급증한 것도 생산라인을 멈추기 어려운 이유다.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을 중심으로 주문이 몰리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객사가 요구한 물량을 제때 공급하기 위해 생산 일정을 촘촘하게 운영하고 있다. 연휴 기간 가동을 중단해 생산량이 줄거나 일정이 밀리면 고객사와 약속한 납기를 맞추는 데 부담이 커진다.



설비를 멈췄다가 재가동할 경우 곧바로 정상 생산에 들어가기도 어렵다. 장비 상태를 점검하고 온도와 압력, 가스 공급량 등 공정 조건을 다시 기준에 맞춰야 한다. 이후 시험 생산을 거쳐 제품 품질과 수율에 이상이 없는지도 점검해야 한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도 추석 연휴 교대 근무를 통해 생산라인 가동을 이어간다. 디스플레이는 커다란 기판 위에 회로를 만들고 유기 물질을 얇게 쌓은 뒤 TV나 스마트폰 등에 들어갈 패널 크기로 잘라낸다. 한 장의 기판에서 여러 개의 패널을 만드는 만큼 회로와 발광층 등이 균일하게 형성돼야 한다.

이에 생산라인을 연속 가동하고 온도·습도·청정도 등 주변 환경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산 도중 라인이 멈추면 공정 중인 패널에서 불량이 발생한다. 반도체 공정과 마찬가지로 생산라인이 멈추면 재가동 전 장비를 점검하고 공정 조건을 다시 맞춰 시험 생산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라인을 멈췄다가 다시 정상화하려면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 명절에도 가동을 이어가야 한다"며 "연휴 근무자들의 편의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