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혁 SK텔레콤 스포츠마케팅팀 매니저가 26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자사의 AI 분석 시스템 'SKT FAN'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양진원 기자


대한민국 펜싱 발전을 위해 후원을 꾸준히 이어온 SK텔레콤이 AI 기술을 토대로 경기력 향상에 나섰다.

SK텔레콤은 26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자체 개발한 펜싱 AI 전력분석 시스템 'SKT-FAN(Fencing AI Nexus)'을 소개했다. 이 시스템은 AI 기반 컴퓨터 비전(Computer Vision) 기술로 경기 직후 득·실점 하이라이트 영상을 자동 편집해주고 상대 선수의 전술·공격 패턴 등 강약점을 상세하게 분석해준다.



이를 통해 전력분석원의 반복적인 영상 분석 업무를 최대 90%까지 줄인다는 목표다. 또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은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훈련을 고도화하고 실전에서도 빠르게 전략을 조정해 경기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SK텔레콤은 2003년부터 대한펜싱협회 회장사를 역임하고 20년 넘게 대한펜싱협회를 후원하고 있다. 이번엔 AI로 실시간 전력분석시스템을 구축해 펜싱 대표팀의 훈련 효율성 개선에 속도를 낸다는 복안이다.

과거 전력분석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었던 영상 검토 작업이 수월해졌다고 했다. 최종혁 SK텔레콤 스포츠마케팅팀 매니저는 "이전엔 주요 대회 위주로만 편집을 했고 실시간 분석보단 복기하는 형태로 진행됐다"며 "많은 경기와 선수들의 영상을 검토하는 반복적인 작업은 AI가 잘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영상을 데이터로, 데이터를 경기 전략으로 연결시켰다"며 "SKT AI 기술로 고가의 웨어러블 센서 없이 일반 경기 영상에서 선수 관절 포인트와 움직임을 데이터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엔 선수가 센서 장착된 옷을 입어야 하는데 SKT FAN은 영상에서 모션을 추적할 수 있어 선수와 상대방의 장단점을 분석할 수 있다. 이를 AI가 자동으로 타임라인을 잡아 하이라이트로 만들고 전문가 검토 후 훈련에 적용한다.
원우영 남자 펜싱 대표팀 코치가 26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SKT-FAN 기술 사용 후기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양진원 기자


경기 훈련 보고서도 AI를 통해 작성된다. 플뢰레, 에페, 샤브르 3가지 종목에 대해서 코칭스태프와 사전 학습한 알고리즘으로 분석을 진행한다. 이어 해당 알고리즘과 대형언어모델(LLM)이 결합해 AI 보고서를 생성한다. 최종혁 매니저는 "앞으로 데이터가 많이 쌓이면 고도화할 계획"이라며 "코칭스태프의 암묵지(전술적인 직관 위주)를 누구나 쓸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인 형식지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접근성도 개선됐다. 예전엔 기존 전력분석관 데이터가 하드웨어에 저장돼 있어 별도로 선수들에게 꺼내서 보여줬는데 현재는 개별 사이트 주소로 들어가 볼 수 있다.

개발 과정도 쉽진 않았다. 최종혁 매니저는 "해외 사례가 없어서 개발하는 데 힘들었다"며 "저 역시 전문 개발자가 아니라 빅데이터 분석가, 정보처리기사 등 자격증을 따면서 혼자 다하려니 힘들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럼에도 회사의 AI 교육이 많아서 배우고 만들 수 있었다고 전했다. FAN 모델은 SKT 에이닷으로 제작됐으며 향후 농구 쪽으로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원우영 남자 펜싱 대표팀 코치 역시 SKT FAN의 도움이 크다고 했다. 원 코치는 "영상 자체는 큰 차이가 없지만 AI가 선수들의 스텝, 동작 변화를 세밀하게 설명해줘 많이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보완할 부분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펜싱 칼의 라인은 잡지 못해서 이 부분을 AI가 보완하면 많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펜싱 경기 중 라이트가 양쪽에서 켜질 때도 있는데 AI가 아직 여기까진 판별해주지 못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