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달에 이어 두 차례 연속 금리를 올리며 물가 상승 압력과 예상보다 강한 경기 회복세에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이번 인상의 의미를 설명하며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말이 있듯이 호미로 막을 수 있을 때 정책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7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금통위는 국내 경제가 수출 호조와 내수 회복에 힘입어 예상보다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물가 상승률도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물가 오름세 확산을 막기 위한 선제적 대응과 금융안정 리스크를 고려해 금리를 올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이번 결정으로 한은은 2022년4월부터 2023년1월까지 7회 연속 인상 이후 3년7개월 만에 두 달 연속 금리를 올리게 됐다. 지난해 네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총 1%포인트 내리며 경기 부양에 나섰던 한은이 올해 들어 다시 긴축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번 인상의 핵심 배경은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다. 한은은 이날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3.3%로 0.7%포인트 상향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도 2.1%에서 2.9%로 높였다. 반도체 경기 호조가 당초 예상을 웃돌면서 수출과 투자가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소득 여건 개선으로 소비 회복세도 확대될 것으로 판단했다.
성장세가 강해지면서 물가에 대한 경계감도 커졌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와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세 둔화로 2.8%로 낮아졌지만,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개인서비스와 내구재 가격 상승 영향에 2.6%로 높아졌다. 단기 기대인플레이션도 2%대 후반 수준을 이어갔다. 한은은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각각 2.7%, 2.3%로 전망하면서도 근원물가는 각각 2.5%로 기존 전망보다 높여 잡았다.
8월 금통위원 6개월 후 조건부 기준금리 전망…중앙값 '3.25%'

신 총재는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표현이 있다"며 이번 통화정책에서 '호미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을 강조했다. 물가나 금융시장 불안이 크게 확산된 뒤 더 강한 정책 수단을 동원하기보다, 상대적으로 작은 폭의 조정을 통해 시장의 중심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다. 신 총재는 "선제적 대응이 금융시장 관리 측면에서도 중요하다"며 "시장 가격이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을 사전에 막아야 더 큰 정책 수단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금융안정에 대한 경계감도 여전하다. 한은은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와 가계부채 증가세를 주요 리스크로 꼽았다. 신총재는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 정책이 서로 보완적으로 작용해야 금융안정을 유지할 수 있는 만큼 금융당국과 긴밀히 소통해 나가겠다"며 "금리 인상 과정에서 취약차주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날 공개된 금통위원들의 6개월 후 조건부 기준금리 전망에서는 3.25%에 10개, 3.50%에 6개, 3.00%에 5개의 점이 제시됐다. 중앙값은 3.25%로 지난 5월의 3.00%보다 0.25%포인트 높아졌다. 다만 신총재는 점도표가 향후 금리 경로를 미리 제시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앞으로도 물가와 성장, 금융안정 등 경제·금융 상황을 종합적으로 살펴 매 회의마다 통화정책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영화 BNK부산은행 자금운용부 이코노미스트는 "당초 8월이냐 10월이냐의 시점 문제로 봤지만 결과는 연속 인상이었다"며 "점도표 중앙값도 25bp(0.25%포인트) 상향 이동해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열렸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미 한 차례 인상이 시장에 선반영된 만큼 금리와 환율의 반응은 크지 않았다"며 "추가 인상 기대가 반영될 경우 원/달러 환율의 상단보다는 하단을 얼마나 열어둘지가 중요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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