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에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을 지명하는 등 6개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2기 개각 인선을 단했다. 청와대 일부 참모진 인사도 발표했다. 애초 법무장관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공석만 채우는 '순차 개각'을 예상하는 관측도 있었으나, 이 대통령은 중폭 이상의 일괄 개각을 택했다. 집권 2년차에 들어선 현 정부가 최근 지지율 하락에 직면한 가운데 인적 개편을 통해 국면 전환을 시도하고 국정동력을 새롭게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개각에서는 민심 이반의 주된 원인이었던 부동산 정책 라인을 전면 교체했다. 그동안 이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징벌적 과세 위주의 세제 개편안과 용산공원 주택단지 개발 등 졸속 추진으로 시장의 극심한 혼선을 초래했다. 부동산 정책을 주도해 온 재정경제부와 국토교통부 수장을 동시에 교체한 것은 사실상의 문책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유임하고, 현직 차관이 모두 장관으로 승진했다는 점에서 전면적인 정책 기조 수정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64년만의 문민 장관이었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1년 1개월여 만에 직을 내려놓게 됐다. 안 장관의 방위병(단기사병) 복무 시절 군무 이탈 의혹이 재점화됐고, 사관학교 통합 추진 등에 역풍이 강하게 불었다. 육사를 졸업한 정통 엘리트 군인 출신에게 다시 국방 수장을 맡겨 정책 추진에 대한 부담을 누그러뜨리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이 범여권 야당 인사들을 중용하며 '진영통합' 메시지를 발신한 점도 주목된다.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용혜인 기본소득당 원내대표를 지명하고,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에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을 발탁했다. 이 대통령이 최근 "(그동안) 왼쪽을 너무 안 챙겼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과 맥을 같이하는 행보로 해석된다.
이번 개각이 과연 국민이 납득할 만한 국정 쇄신으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무엇보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낙점된 김승원 의원의 인선은 논란을 부르고 있다. 김 후보자는 검찰 수사권 전면 폐지를 주도한 인물이다. 더욱이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 취소를 주장하는 의원모임의 공동대표였고, 최근 '조작기소 특검법' 공동 발의자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런 인물을 법무부 장관에 앉히려는 것은 '본인 재판 취소용 방탄 인사'라는 야당의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돌려막기 인사'가 되풀이된 점도 실망스럽다.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부위원장에 기용된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은 6·3 재보궐선거에 차출됐다가 4개월 만에 공직에 복귀했다.
이번 개각은 이재명 정부의 성패를 가를 중차대한 분수령이다. 단순한 인물 교체를 넘어 국정 운영 방식의 대전환이 이루어질 때 비로소 진정한 심기일전의 계기가 마련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정부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제기될 도덕성과 자질 논란을 겸허히 수용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는 인선이 있다면 과감히 수정하는 결단력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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