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중대범죄수사청 임용 설명회가 진행된 가운데 참석자가 안내 간판 앞을 지나고 있다./사진=뉴스1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의 출범 예정일을 한 달 앞두고 '개문발차'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장 중요한 인력 확보에 난항을 겪는 데다, 직제 마련도 마무리되지 않았다. 이런 준비 상황이라면 다음 달 2일 문을 열어도 수사에 공백이 생기거나 혼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형사사법 체계의 대전환을 예고해 놓고, 준비 단계부터 차질을 빚어 국민이 피해를 떠안게 해선 안 된다.

중수청의 경우 부패·경제·마약 등 7대 범죄를 수사할 인력을 뽑는 게 급선무다. 이를 위해 기존 검찰청 소속의 인원을 대상으로 특례 임용하는 절차를 밟았다. 그러나 당초 지원자 2376명 가운데 615명이 지원을 철회했다고 한다. 지원자 사이에서 신생 조직인 중수청에 합류하는 것보다, 검찰청의 기소 기능을 넘겨받는 공소청에 남는 게 낫다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한다. 그 결과 최종 지원자는 2800여명인 중수청 정원의 60% 수준에 그치게 됐다.



남은 지원자들이 모두 임용되는 것도 아니다. 추가 심사를 거쳐야 하는 만큼 실제 충원 규모는 더 줄어들 수 있다. 중수청은 변호사, 전직 검사, 공인회계사 등 외부 전문가 충원도 병행할 방침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번 특례 임용처럼 초기 합류를 꺼리는 기류가 확산할 경우 역량 있는 인력을 확보한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외부 인력을 현장에 투입해 성과를 내려면 상당한 시간도 필요하다. 수사기관 경쟁력은 결국 사람에 달렸는데, 간판부터 달고 정작 인력 충원에 차질을 빚는다면 일의 앞뒤가 바뀐 것이다.

수사를 총괄 지휘할 중수청장의 인선도 시간에 쫓기고 있다. 중수청장 후보추천위원회는 조만간 3명 이상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추천할 예정이다. 이후 장관이 1명을 제청하면 대통령이 지명하고,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한다. 한 달 안에 후보 추천부터 청문회, 임명까지 일사천리로 마쳐야 한다. 청장 임명 이후의 지휘부 구성과 실무 인력 배치까지 고려하면 일정은 더 촉박하다. 시한에 쫓길 경우 적임자 여부를 검증하는 작업도 소홀해질 우려가 있다.

공소청의 준비 작업도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대검찰청은 지난 5월 개청 준비단을 발족했지만, 아직까지 직제와 검사∙수사관 정원 규모도 공개하지 않았다. 기존의 검사 2300명과 검찰 수사관 6000명 가운데 몇 명이 공소청에 남는지, 중수청에 가지 않는 수사관들은 어떤 업무를 맡게 되는지, 조직은 얼마나 축소·통폐합될지 분명하지 않다. 이번 주 직제 방안을 발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지만, 인력 배치부터 업무 분장 등 후속 작업을 마치려면 시간이 많지 않다.



정부와 국회는 남은 한 달간 비상한 각오로 임해야 한다. 수사 인력 확보에 전력하면서, 중수청장 임명도 서두르되 검증에는 한 치의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필요할 경우 기관별 준비 상황과 예상되는 수사 공백에 대한 대책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의 성패는 간판을 올리는 데 있지 않다. 문을 여는 첫날부터 국민이 불편을 떠안는 일은 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