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안산 한 주점 사장의 성폭행을 신고했던 20대 아르바이트생이 경찰의 불송치 결정 이후 숨지면서 경찰의 부실 수사를 둘러싼 파장이 커지고 있다.
지난 1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경기 안산시 한 주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고 채단비씨(20)는 40대 업주 A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사건 직후 채씨는 지인들에게 "사장이 나를 겁탈했다. 죽고 싶다"며 피해를 호소했으나 경찰은 사건 당일 단 한 차례의 피해자 조사만 진행한 뒤 지난 2월18일 A씨에 대해 불송치(혐의없음) 결정을 내렸다. 채씨는 해당 처분의 억울함을 호소하며 이의신청서를 남긴 채 사흘 뒤 세상을 떠났다.
수사 과정에서 경찰은 단 한 번도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의 핵심 물증인 CCTV는 가해자 A씨 측이 주요 부분만 임의 제출한 영상 파일만 확인했을 뿐 저장장치 본체나 원본을 확보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A씨와 채씨의 휴대전화 역시 분석하지 않았다.
유족이 이에 항의하자 경찰은 "검찰에 영장을 신청하면 오래 걸리고 번거롭다"는 취지로 답했으며 채씨 친구들에게는 "(채씨) 휴대전화는 개인정보라 안 봤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씨가 친구들에게 남긴 피해 호소 녹취와 메시지 등 유족이 직접 모은 물증에 대해서도 "피해자 진술과 똑같아 확보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지난 3월 검찰이 보완 수사를 요구한 뒤에야 경찰은 채씨의 친구들을 불러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으나 이때도 CCTV 본체나 A씨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은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검찰은 채씨 사망 넉 달 만인 지난 6월 직접 주점 CCTV 하드웨어와 가해자 휴대전화 2대, 채씨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포렌식을 맡겼다. 그러나 이미 해당 주점이 폐업하고 수개월이 지나 CCTV 영상이 덧씌워지는 등 복구가 불투명해진 데다 핵심 당사자인 채씨마저 사망하면서 수사는 큰 난항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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