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을 불완전판매한 시중은행들에 대해 이르면 이달 내 제재 절차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당초 1조4000억원으로 책정한 과징금을 6000억원 수준으로 낮춰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 수정안이 그대로 받아들여질지, 추가 감경에 나설지가 최종 쟁점으로 떠올랐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 등 5개 은행에 대한 홍콩 ELS 제재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수개월째 이어진 제재 절차가 10월 국정감사 전인 이달 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했다.
금감원은 지난 2월 ELS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5개 은행에 총 1조4000억원가량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제재안을 의결하고 금융위에 제출했다. 그러나 금융위는 지난 5월 일부 사실관계와 적용 법령·법리 등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며 제재안을 금감원으로 돌려보냈다. 금융위가 금감원의 제재안을 공개적으로 돌려보낸 것은 2018년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태 이후 8년 만이다.
금감원은 지난 6월 임시 제재심을 열고 은행들의 위반 동기와 방법에 대한 평가 등을 조정했다. 이에 따라 과징금 규모는 당초 1조4000억원에서 6000억원 안팎으로 낮아졌다. 금융위의 보완 요구를 반영한 수정안이다. 최초 제재안보다 절반 이상 줄어든 만큼 추가 감경 여부를 놓고 금융당국 내부의 고심이 이어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쟁점은 은행들의 자율배상 노력과 실제 판매수익,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초기의 계도기간 등을 과징금 산정에 어느 정도 반영할지다. 은행권은 손실 고객을 대상으로 자율배상을 실시한 상황에 수천억원대 과징금 부과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과징금이 ELS 판매로 얻은 수수료가 아니라 판매액을 기준으로 산정된다는 점에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자율배상 실적은 과징금 감경 요소로 고려될 수 있지만 이를 제재 수위에 어느 정도 반영할지를 두고는 이견이 있다. 사후 배상을 이유로 과징금을 지나치게 낮출 경우 금융회사의 피해보상이 불완전판매에 따른 행정제재 책임까지 덜 수 있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결정은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이후 대규모 불완전판매에 과징금이 적용되는 주요 사례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금융위가 어떤 위반행위를 인정하고 자율배상과 판매수익 등을 얼마나 감경 사유로 반영하느냐에 따라 향후 ELS와 펀드 등 금융상품의 불완전판매 제재 기준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은행권은 금융위의 최종 결정을 지켜본 뒤 대응 방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과징금이 6000억원 안팎으로 확정되거나 예상보다 높은 수준에서 결정될 경우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제재 근거와 과징금 산정 방식에 다툴 여지가 있는데도 대응하지 않으면 경영진의 배임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부담도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종 과징금 규모에 따라 은행들이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로서는 금융위가 과징금 규모와 감경 기준을 어떻게 판단할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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