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증시 변동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투자자예탁금은 감소하는 반면 신용거래융자잔액은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현금성 대기자금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차입을 통한 주식 매수는 늘면서 개인투자자 수급 레버리지 의존도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신용거래융자잔액은 33조5420억1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4일 기록한 연중 저점인 27조4038억원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6조1382억원(22.4%)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 6월24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 38조6328억원과 비교해도 86.8% 수준까지 회복했다. 7월 증시 조정 과정에서 빠르게 축소됐던 신용 포지션이 한 달여 만에 상당 부분 다시 쌓인 셈이다.
반면 증시 대기자금으로 불리는 투자자예탁금은 감소하고 있다. 지난 3일 투자자예탁금은 97조7614억9600만원으로 한 달 전 102조8256억원보다 5조641억원(4.9%) 줄었다.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6월4일 139조6947억원보다는 41조9332억원(30.0%) 감소했다.
장영임 SK증권 연구원은 "신용거래융자잔액이 8월 초 27조4000억원을 기록한 후 반등하는 모습"이라며 "반면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전월에 이어 감소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투자자예탁금 감소와 신용거래융자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상황에 우려를 표한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증권계좌에 넣어둔 현금성 자금으로 주가가 조정을 받을 때 추가 매수에 나설 수 있는 일종의 '대기자금' 역할을 한다. 이 자금이 줄어든다는 것은 시장이 흔들릴 때 현금으로 버틸 수 있는 여력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의미다.
반면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에서 빌린 자금으로 주식을 사는 거래다. 주가가 오를 때는 수익을 키울 수 있지만 주가가 떨어지면 담보가치가 함께 낮아져 추가 증거금 납부 요구를 받을 수 있다. 이때 투자자가 현금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지 않으면 부족한 담보를 채우기 어렵고 결국 보유 주식이 반대매매로 강제 처분될 가능성이 커진다.
현재 같은 상황에서 증시가 다시 조정받으면 일부 투자자들의 반대매매가 한번에 나오면서 주가 하락을 키우고, 다시 담보가치를 떨어뜨려 추가 반대매매를 부르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국내 증시는 개인투자자의 거래 비중과 레버리지 활용도가 높은 만큼 신용거래 축소 과정에서 가격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에 최근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신용거래를 이용하는 투자자들 이자 부담도 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준금리 상승은 증권사의 신용융자 재원 조달 비용을 높이는 요인으로 향후 신용융자 금리에도 순차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같은 금액을 빌려 투자하더라도 부담해야 하는 이자비용이 늘어나 주가 상승폭이 크지 않거나 조정이 길어질 경우 투자자의 손실 부담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
홍지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주식시장은 개인투자자 거래 비중이 높고 투자 기간이 짧은 편은 데다 레버리지 활용도가 높다"며 "시장 하락 시 레버리지 축소가 빠르게 진행돼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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