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이전트 AI 시장 확대 속 앤트로픽과 오픈AI 등 대형 IPO(기업공개)가 잇따라 추진되고 있다. 이에 이들을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에 담으려는 자산운용사들의 준비도 본격화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스페이스X 상장 당시의 혼란을 겪은 만큼 시장은 신중한 모습이다. 당시 자산운용사들은 상장 즉시 편입을 자신하며 마케팅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공모주 0주' 사태에 투자자들의 불만이 쏟아진 바 있다. 이에 운용사들은 편입 전략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고 당국은 마케팅 감독 강화에 나섰다.
지난 4일(현지시각)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AI '클로드' 개발사인 앤트로픽은 오는 11월 상장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계획보다 다소 늦어지긴 했지만 '사상 최대'라고 불렸던 스페이스X의 IPO를 넘어설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에 국내 자산운용사들도 관련 상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HANARO 미국에이전틱AITOP2+를 준비 중이다. 에이전틱 AI 기업을 담되 지수위원회를 통해 IPO 기업을 특별 편입할 수 있게 했다. 삼성자산운용 역시 KODEX 미국AI에이전트액티브 출시를 저울질하고 있다.
김승철 NH아문디자산운용 ETF투자본부장은 "투자설명서 상 방법론은 앤트로픽과 오픈AI의 IPO를 염두에 둔 것이 맞다"며 "상장 다음날 종가 기준으로 상장 이틀 뒤인 D+2에 편입이 이뤄지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스페이스X, '공모주 0주'에 마케팅 논란…운용사들, '학습효과'에 신중론

다만 스페이스X 선례가 있었던 만큼 신중론도 제기된다. 지난 6월 스페이스X가 상장되는 과정에서 국내 운용사들은 조기 시장 선점에 나섰지만 '공모주 0주 배정'이라는 결과에 혼란이 빚어졌다. 투자자들은 허위 과장광고라며 반발했고 금융감독원은 현장 검사에 착수했다. 일부 투자자는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하기도 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ETF 등 금융투자상품의 광고 업무 절차를 전면 개정하고 나섰다. 지난 1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는 70여개 금융투자회사 관계자를 불러 개선안 설명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스페이스X ETF 사태는 금융투자회사의 광고업무 미흡 사례로 제시됐다.
금감원과 금투협은 스페이스X ETF 관련 광고를 '투자자 오인 소지 내용으로 인한 투자자 피해' 사례로 들며 COO(소비자보호책임자)와 신고센터의 역할을 강조했다. 투자자 오인 소지 광고를 사전에 차단하거나 광고 게시 후에도 신속히 시정할 수 있도록 했다. 개정된 개선안은 2027년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아직 개선안은 개정 단계로 완성되지 않았지만 현재도 광고 업무와 관련된 사례를 감시 감독하고 있다"며 "스페이스X 사례가 있었던 만큼 향후 대형 IPO 시에도 유심히 상황을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운용사들도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승철 본부장은 "출시를 추진 중인 해당 ETF는 대형 IPO 공모에 직접 참여할 계획이 없다"며 "IPO가 진행돼도 상장 이후에나 ETF에 편입할 예정이기 때문에 공모가 편입 등과 같은 혼란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장 전후에도 편입 전략에 대해 투자자 혼선을 유발할 용어 사용은 지양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직 공모가와 물량 등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장을 신중히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됐던 스페이스X는 약 750억달러가 넘는 자금을 조달하며 한때 225.64달러 선까지 치솟았지만 이내 크게 하락하며 104.83달러까지 내려오기도 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스페이스X의 경우 상장 이후 주가가 크게 하락해서 공모가인 135달러를 밑돌기도 했다"며 "운용사 입장에서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 가능성을 감안해 공모가를 보면서 바로 편입할지 아니면 상장 이후 추이를 지켜볼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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