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다스가 전직 이스라엘 군인을 광고 모델로 내세워 거센 불매 운동 역풍을 맞은 가운데 최근 협업 컬렉션을 선보인 블랙핑크 제니에게까지 애먼 '댓글 테러' 불똥이 튀고 있다. 사진은 아디다스 제품을 입은 블랙핑크 멤버 제니 모습. /사진=제니 인스타그램 캡처


아디다스가 다리를 잃은 전직 이스라엘 군인을 신발 광고 모델로 내세웠다가 거센 불매 운동에 직면한 가운데 최근 협업 컬렉션을 출시한 그룹 블랙핑크 제니에게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

아디다스는 최근 한쪽 신발만 필요한 소비자를 위해 한 짝을 반값에 판매하는 '싱글 슈 서비스'(Single Shoe Service)를 홍보하며 전직 이스라엘방위군(IDF) 출신 샬레브 비톤을 모델로 기용했다. 그는 2021년 군 복무 중 가자지구 국경에서 대전차 미사일 공격을 받아 왼쪽 다리를 잃은 인물이다.



이를 두고 친팔레스타인 활동가들과 누리꾼 사이에서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세계보건기구(WHO) 조사 결과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팔다리를 잃은 팔레스타인인이 5000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절단 장애인을 위한 캠페인의 얼굴로 이스라엘군 출신을 택한 것은 가자지구의 비극을 철저히 외면한 처사라는 지적이다.

SNS상에서는 가자지구의 절단 장애 아동 사진과 해당 광고를 비교하는 게시물이 공유되며 '#BoycottAdidas'(아디다스 불매) 해시태그 운동이 번졌다. 팔레스타인 활동가 아비르 카티브는 "내가 가진 아디다스 제품을 전부 태우겠다"고 분노했고 스페인 유명 배우 하비에르 바르뎀 역시 아디다스 불매를 촉구하는 게시물을 공유하며 비판에 가세했다.

특히 아디다스는 2024년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모델 벨라 하디드가 참여한 레트로 운동화 광고 캠페인을 전격 교체했다가 거센 비판을 받은 전력이 있어 누리꾼들의 공분은 더욱 컸다. 친이스라엘 진영의 항의에 팔레스타인계 모델은 즉각 퇴출했으면서 정작 전쟁 당사자인 이스라엘 군인을 모델로 내세운 것은 명백한 이중잣대라는 지적이다.



논란이 확산하자 아디다스 측은 사과에 나섰다. 아디다스 아라비아는 공식 SNS를 통해 "현지 프로모션에 사용된 이미지가 강한 반응을 불러일으킨 점을 인지하고 있으며 불쾌감을 주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팔로워 3365만명을 보유한 본 계정은 침묵한 채 150만명 규모의 중동 계정에만 사과문을 올렸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반쪽짜리 꼼수 사과"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스라엘 학술·문화 보이콧을 위한 팔레스타인 캠페인(PACBI) 등은 아디다스의 사과가 불충분하다며 즉각적인 광고 삭제를 촉구했다.
'이스라엘군 광고'로 아디다스가 전 세계적인 보이콧 역풍에 휩싸이면서 최근 브랜드와 협업한 블랙핑크 제니의 SNS까지 불매를 촉구하는 댓글 테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진은 전직 이스라엘 군인이 의족에 아디다스 신발을 신는 이스라엘 현지 홍보 영상(왼쪽)과 팔레스타인 아동들이 아디다스 불매 팻말을 들고 시위하는 모습. /사진=엑스(X·옛 트위터) 캡처


불매 운동 글로벌 확산…'아디다스 협업' 제니에게 튄 불똥

아디다스를 향한 글로벌 불매 여론은 공교롭게도 최근 협업 파트너로 나선 블랙핑크 멤버 제니에게까지 향했다. 제니는 최근 제품 디자인과 캠페인 제작에 직접 참여한 '아디다스 오리지널스 바이 제니'(Adidas Originals by JENNIE) 컬렉션을 선보이며 큰 화제를 모았다.

제니와 아디다스의 공동 디자인 컬렉션은 논란이 된 이스라엘 현지 광고와는 전혀 무관한 별개의 프로젝트다. 하지만 분노한 일부 해외 팬들과 누리꾼들은 제니의 SNS에 찾아가 "Free Palestine(팔레스타인에 자유를)" "당장 아디다스와 관계를 끊어라" "아디다스 불매에 동참해달라" 등의 댓글을 연일 남기고 있다.

아디다스의 판단 착오와 소극적인 대처가 빚은 역풍이 브랜드와 선을 긋기 어려운 앰버서더에게 고스란히 전가되면서 제니 역시 난감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아티스트 입장에서는 복잡한 이해관계와 막대한 위약금이 걸린 글로벌 브랜드와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거나 섣불리 정치적 입장을 표명하기 어려워 당분간 묵묵부답 속에서 악플을 감내해야 하는 곤혹스러운 처지가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