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뷰티 추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을 발판 삼아 성장한 중국 브랜드가 국내외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며 K뷰티를 위협한다는 분석이 잇따른다.
현장에서 만난 업계 관계자들의 반응은 의외로 담담했다. 정작 그들이 더 경계하는 것은 중국 브랜드보다 현재 경쟁력에 안주하는 태도였다.
중국 브랜드가 한국 ODM사를 활용하는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한국의 제조 기술과 생산 인프라를 바탕으로 제품 개발 속도를 높이고 시장 대응력을 키워온 지 오래다. 기술 격차가 존재한다는 평가가 우세하지만 중요한 것은 현재 수준이 아니다. 얼마나 빠르게 따라오고 있는지다.
화장품은 개발부터 출시까지 수개월이면 가능한 산업이다. 그만큼 변화 속도는 빠르다. K뷰티가 경쟁 우위를 유지하려면 새로운 제형과 원료, 제조 기술 개발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지금의 성과에 기대 연구개발과 혁신의 속도를 늦추는 순간 추월당할 수 있다.
인디·중소 브랜드가 느끼는 위기감은 더 크다. 비슷한 제품이 더 낮은 가격에 시장에 나오면 브랜드 가치가 흔들릴 수 있어서다. 화장품 포장에 표기된 제조업자 정보를 통해 같은 ODM사를 찾고 유사 제품 생산을 의뢰할 수 있다는 업계 불만이 있다.
그렇다고 제조사 정보 공개를 막는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비슷한 제품의 등장을 막는 것과 비슷한 제품이 나와도 소비자가 기존 브랜드를 선택하게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제품력과 기획력, 소비자와의 신뢰가 뒷받침된 브랜드는 쉽게 대체되지 않는다.
시장 진입 장벽이 낮아질수록 브랜드의 힘은 더욱 중요해진다. 소비자는 성분표만 보고 제품을 고르지 않는다. 제품력과 사용 경험,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선택을 좌우한다. 인디 브랜드가 지켜야 할 자산 역시 제조사가 아니라 소비자 신뢰다.
K뷰티가 경계해야 할 것은 중국 뷰티의 추격이 아니다. 산업의 경쟁력은 앞서 있다는 사실이 아니라 계속 앞서 나가는 능력에 있다. 중국의 추격이 빨라질수록 K뷰티가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은 경쟁자가 아니라 안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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