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의 수첩에 적힌 '이진숙·한동훈 OUT(아웃)'이라는 메모가 언론에 포착된 데 이어, 김 대표가 실제로 이들의 제명과 국회의원 자격 정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커지고 있다. 김 대표는 10일 민주당 유튜브 '민주당TV'에 출연해 "두 사람은 헌법과 법률에 대놓고 반하는 일을 하는 분들"이라며 "이 의원은 제명, 최소한 자격 정지를 추진할 것이고 한 의원도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이 의원은 5·18민주화운동을 비판하는 토론회를 개최해 '폄훼' 논란을 빚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검증에 앞장선 무소속 한 의원은 검찰 수사팀으로부터 불법적으로 자료를 넘겨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대표의 주장에 한 의원은 "그런 것으로 국민만 보고 가는 사람을 막을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 의원도 김 대표가 2000년 5·18 전야제 참석 뒤 광주의 '새천년NHK'라는 유흥주점에서 술자리를 가진 사건을 소환하며 "아웃돼야 할 사람은 김민석"이라고 맞섰다.
헌법상 현역 의원을 제명하려면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민주당 의석만으로는 불가능하다. 그러자 김 대표는 국회법을 고쳐 민주당 단독 의결로 두 의원의 자격을 정지시키는 대안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최근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한 의원에 대해 최장 1년간 직무를 정지할 수 있도록 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전임 정부의 법무부 장관을 지낸 한 의원이 대외비에 해당할 수 있는 수사 자료까지 동원해 폭로전에 나서는 것이 적절한지는 따져볼 문제다. 자료 취득 과정에 불법이 있었다면 수사를 통해 책임을 물으면 된다. 하지만 이를 명분으로 제명과 자격 정지를 거론하고, 다수 의석을 앞세워 징계 요건까지 낮추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이 의원이 표현의 자유를 내세우며 5·18민주화운동을 정치적 공방의 소재로 삼는 것도 보기에 민망하지만, 그렇다고 다수당의 힘을 앞세워 자격 정지를 추진하는 것 역시 적절하다고 볼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은 "인사청문회는 증인 없이 하는 것이 보통"이라며 오는 15일로 예정된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야당이 신청한 증인 44명의 출석을 모두 거부하고 있다. '무증인' 맹탕 청문회를 하겠다는 것이다. 2022년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때 야당이던 민주당은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과 임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을 증인으로 불러 세웠다. 야당일 때와 여당일 때의 잣대가 이렇게 달라서야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국회는 서로 다른 정치적 견해가 충돌하고 조정되는 공간이다. 헌법이 국회의원에게 면책특권을 부여한 것도 정권이나 다수당의 압박에 흔들리지 않고 소신 있게 의정 활동을 하라는 취지다. 이 의원의 5·18 관련 토론회 개최 논란과 한 의원을 둘러싼 자료 유출 의혹은 정치적 비판과 적법한 절차를 통해 시비를 가리면 될 일이다. 지금 여야의 진흙탕 싸움은 김 후보자의 자질을 철저히 따져야 할 인사청문회의 본질만 흐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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