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노조가 48시간 파업에 돌입한 9일 오전 포항시 포항제철소 정문를 근로자들이 탄 차들이 통과하고 있다. 이날 파업에 참가한 노조원은 100여 명에 그쳤지만, 노조 측은 회사와 교섭에 진전이 없을 경우 2차 파업 등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 사진=뉴스1


포스코 노조가 9일 48시간 파업에 돌입했다. 1968년 창사 이후 첫 파업으로, 포스코의 '58년 무분규' 기록이 깨졌다. 작년 영업이익의 80%를 임금인상 등으로 나눠달라는 노조 요구에 회사가 "과도하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노사 양측은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 확산으로 철강 수출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한국의 기간산업을 대표하는 포스코가 노사 갈등이란 추가 악재를 만났다.

파업을 강행한 한국노총 금속노련 소속 포스코노조는 기본급 7.1% 인상과 격려금 600% 등을 요구하고 있다. 기본급과 연동되는 600% 격려금은 직원 1인당 2000만 원 수준이다. 기본급 2.0% 인상과 목표달성 격려금 350만 원 등을 제시한 사측과 의견 차이가 크다. 회사 측은 경쟁업체를 웃도는 업계 최고 수준의 조건을 제시했다고 한다. 하지만 노조는 누적된 낮은 임금인상과 인력 부족 해소 없인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철강 산업은 현재 유례 없는 수익성 악화로 생존 위기에 처해 있다. 중국산 저가 철강의 범람과 미국·유럽연합(EU) 등의 철강 수입규제로 포스포의 영업이익은 2021년 6조7000억 원에서 지난해 1조7800억 원으로 급감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도 4800억 원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 경우 작년 영업이익의 약 80%를 인건비로 써야 한다. 최근엔 원화 강세까지 한국산 철강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파업 첫날 참가자 100여 명은 전체 직원 1만7000명에 비해 소수여서 아직 생산 차질은 크지 않다고 한다. 노조원들의 참여 열기도 아직은 높지 않은 상태라고 한다. 하지만 노조는 교섭에 진전이 없을 경우 16일 범위를 확대한 2차 파업을, 다음 달에는 전면파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그렇다 해도 '좋은 제조업 일자리'의 대표이자, 무분규를 60년 가까이 이어온 '노사관계 모범기업' 포스코의 파업 소식에 국민들의 마음은 착잡할 수밖에 없다.

한국 철강산업이 당면한 최대 과제는 신속한 친환경 제철로의 전환과 인공지능(AI) 도입을 통한 생산성 혁신이다. 포스포 구성원들이 눈앞의 이익 챙기기에만 연연한다면 국내 철강업 기반 약화와 일자리 감소를 피하기 어렵다. 파업 확산으로 철강재 공급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자동차·조선 산업로 파장이 번져 경제 전반의 악영향도 예상된다. 포스코 노조는 회사와 철강산업이 처한 엄중한 현실을 직시해 합리적인 수준의 요구안을 제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