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그랑 콜레오스 전측면.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날렵한 헤드램프가 차체 전면부를 구성한다. /사진=최유빈 기자


르노 그랑 콜레오스 가솔린은 가족이 함께 타는 차에 필요한 요소를 고루 갖췄다. 여유 있는 실내에 동승자를 위한 디지털 기능을 더했고, 자동주차는 운전자의 부담을 덜었다. 가솔린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무엇 하나 빠지지 않고 만족스러웠다. 가족에게는 즐거움을, 운전자에게는 편의를 제공했다.

패밀리카의 기본은 공간이다. 그랑 콜레오스의 전장은 4780mm, 전폭은 1880mm, 휠베이스는 2820mm다. 뒷좌석 무릎 공간은 320mm다. 뒷좌석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있고, 시트를 6대4 비율로 접어 짐의 크기에 맞춰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가족이 함께 이동할 때 필요한 좌석 공간과 짐을 싣는 용도를 함께 고려한 구성이다.
그랑 콜레오스 2열 공간. 긴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성인 탑승자도 여유 있게 앉을 수 있는 공간을 확보했다. /사진=최유빈 기자


운전석과 동승석, 뒷좌석의 온도를 따로 설정하는 3존 독립 공조도 가족용 차에 어울린다. 같은 차에 타더라도 탑승자마다 원하는 온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시승차의 갈색 시트와 대시보드 마감은 실내에 따뜻한 분위기를 더했다. 뒷좌석에도 송풍구와 충전 단자를 마련해 앞좌석에 편의 기능이 집중되지 않도록 했다.



가족을 태우고 자주 운행하는 차라면 연료비도 중요한 선택 기준이다. 가솔린 모델은 2.0L 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211마력, 최대토크 33.2kg·m를 낸다. 이번 시승에서는 엔진의 출력 수치만큼 연비에 관심이 갔다. 차체가 큰 가솔린 SUV를 일상에서 운행할 때 어느 정도의 연료를 쓰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그랑 콜레오스 계기판에 표시된 주행 정보. 140.9km를 주행한 뒤 평균연비는 11.6km/ℓ를 기록했다. /사진=최유빈 기자


계기판에 표시된 주행거리는 140.9km, 주행시간은 3시간29분이었다. 평균속도는 40km/h였음에도 평균연비는 11.6km/L로 표시됐다. 이번 주행에서는 차체 크기에 비해 연비가 괜찮다는 인상을 받았다.

디지털 기능은 동승자의 시간을 채워준다. 시승차에는 운전석 계기판과 중앙 화면, 동승석 화면이 각각 12.3인치로 배치됐다. 세 화면이 대시보드를 가로지르는 'openR 파노라마 스크린'이다. 중앙에서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면서 동승석에서는 별도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화면을 크게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운전자와 동승자의 용도를 나눈 점이 특징이다.
그랑 콜레오스 센터콘솔에 놓인 차량용 노래방 마이크. 차량 내 엔터테인먼트 기능과 연동해 노래방을 이용할 수 있다. /사진=최유빈 기자


가장 인상적인 기능은 노래방이었다. 센터콘솔에 놓인 르노 로고의 마이크와 동승석 화면에 뜬 노랫말이 눈길을 끌었다. 화면에는 비틀스의 '렛 잇 비'가 재생됐다. 차 안에서 음악을 듣는 것을 넘어 직접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점이 색달랐다.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내는 공간으로 차의 역할을 넓혀주는 기능이다. 사용 빈도는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동승석 디스플레이의 활용성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운전자에게 더 유용했던 것은 자동주차였다. 구축 아파트는 주차칸이 좁아 옆 차와의 간격을 신경 써야 한다. 실내가 넓은 SUV를 반기면서도 주차할 때는 차체 크기가 부담스러워지는 곳이다. 그랑 콜레오스는 이 공간에서 자동주차 기능으로 주차를 잘 마쳤다. 평소 사용하는 주차장에서 직접 도움을 받으니 기능의 필요성이 선명하게 다가왔다.
그랑 콜레오스의 360도 카메라와 자동주차 보조 화면. 좁은 주차 공간에서도 차량 주변 상황을 확인하며 주차할 수 있다. /영상=최유빈 기자
그랑 콜레오스의 360도 카메라와 자동주차 보조 화면. 좁은 주차 공간에서도 차량 주변 상황을 확인하며 주차할 수 있다. /영상=최유빈 기자

'풀 오토 파킹 보조'는 센서와 카메라로 주변 사물과 주차 공간을 감지해 주차 과정을 수행한다. 화면에는 차량 주변 영상과 진행 경로가 표시됐다. 운전자가 주변을 살피고 필요하면 개입해야 하는 보조 기능이지만, 이번에는 좁은 주차칸에 차를 넣는 수고를 덜어줬다. 넓은 실내를 얻기 위해 감수해야 하는 주차 부담을 줄여준 셈이다.

그랑 콜레오스 가솔린은 가족용 차의 가치를 공간에만 두지 않았다. 시승에서 확인한 11.6km/L의 연비는 수긍할 만했고 동승자를 위한 노래방과 운전자를 돕는 자동주차는 일상의 만족도를 높였다. 가족이 차 안에서 보내는 시간과 운전자가 매일 마주치는 불편을 함께 고려한 패밀리 SUV였다.



그랑 콜레오스 가솔린 2.0 터보의 판매가격은 2027년형 기준 ▲테크노 3581만원 ▲아이코닉 3891만원 ▲에스프리 알핀 4185만원부터다. 선택 품목과 구동방식에 따라 최종 구매가격은 달라진다.
좁은 주차칸에 주차된 그랑 콜레오스(오른쪽). 자동주차 기능을 활용하면 운전자가 직접 조향하지 않고도 주차를 보조받을 수 있다. /사진=최유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