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반군이 홍해를 장악하면서 글로벌 물류 시장에 위기가 닥쳤다. 그래픽은 홍해와 중동 해상 지도의 모습. AI 제작 이미지. /그래픽=제미나이, 챗GPT 제작 이미지


친이란 무장 정파 후티 반군이 홍해 물류 요충지를 장악하고 민간 상선을 공격해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린다. 2023년 말 가자지구 전쟁에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한다는 명분으로 시작된 도발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 후티 반군은 핵심 물류 거점인 모카항마저 마비시켰다.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최단 항로가 사실상 끊기면서 전 세계가 물류 대란 위기에 직면했다.

후티 반군, 가자지구와의 연대 위해 홍해 막았나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분석에 따르면 후티 반군이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민간 상선을 겨냥해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퍼붓는 표면적 명분은 가자지구 팔레스타인과의 연대 때문이다. 후티 반군은 초기에 이스라엘 연관 선박을 표적 삼았지만 공격 대상은 미국과 영국 등 서방 상선으로 범위로 확대됐다. 후티 반군 배후에 중동 내 미군·서방 영향력을 견제하려는 이란의 지정학적 셈법이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해 막히자 물류비용 '껑충'

후티 반군이 홍해를 장악하자 세계 최대 해운사들이 수에즈 운하 진입을 포기하고 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으로 기수를 돌렸다. 사진은 2024년 8월29일 홍해상에서 그리스 선적 유조선 갑판에 폭발이 일어난 모습. /로이터=뉴스1


블룸버그는 후티 반군이 홍해를 장악하면서 머스크와 MSC 등 세계 최대 해운사들이 수에즈 운하 진입을 포기하고 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으로 기수를 돌렸다고 전했다. 수에즈 운하는 전 세계 컨테이너 물량의 약 30%가 통과하는 핵심 길목이다.

아프리카 우회 항로는 항해 거리를 약 6500㎞ 늘리고 운항 시간을 10~14일 지연시킨다. 이에 선박 연료비가 폭증하고 선박 순환이 늦어져 컨테이너 부족 사태 발생 위험성이 크다. 여기에 전쟁 위험 보험료 급등까지 더해져 아시아-유럽 노선 해상 운임은 사태 이전 대비 증가했다. 드루어리 세계 컨테이너 운임 종합 지수(WCI, 기본 해상 운임·유류할증료·통항료 등을 포함한 지수) 기준 후티 반군이 홍해를 장악하기 전인 2023년(40피트 컨테이너당 약 1300~1400달러, 174만~188만원)과 이 달(40피트 컨테이너당 약 4300~4500달러대, 578만~605만원)을 비교했을 때 누적 상승 폭이 약 세 배로 늘었다.



CNN과 로이터통신은 후티 반군의 홍해 장악이 글로벌 인플레이션 재발 불씨라고 지적했다. 운송 지연으로 유럽 내 완성차 공장이 일시 가동 중단되는 등 공급망 차질이 가시화됐다. 늘어난 물류비는 최종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된다. 외신들은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이 해소되지 않는 한 홍해 발 물류 위기가 단기간에 종식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