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전선 비무장지대 (DMZ)에서 지뢰 추정 물체 폭발로 군 간부 3명이 중상을 입은 사고가 발생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지난 21일 밝혔다. 사진은 개인보호장구를 착용한 육군 교육생이 지뢰탐지 실습을 하는 모습./사진=뉴스1(육군 제공)


서부 전선 비무장지대(DMZ) 남측 지역에서 지난 21일 지뢰로 의심되는 폭발이 발생해 군 간부 3명이 다쳤다. 그중 수색대대 대대장(중령)은 발목이 절단되는 중상을 입었다. DMZ 내 지뢰 폭발로 우리 장병이 발목 절단 수준의 중상을 입은 것은 2015년 북한의 '목함 지뢰 도발' 이후 약 11년 만이다. 나라를 지키다 날벼락 같은 참사를 당한 장병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 군 당국은 유엔군사령부와 함께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에 착수해야 할 것이다.

아직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북한이 지뢰를 매설했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군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북을 '교전 중인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한 후인 2024년부터 군사분계선(MDL) 일대에 지뢰 지대를 조성하기 시작했다. 지뢰 추정 폭발 사고가 발생한 육군 1군단 예하 25사단 관할 구역에서는 지난해부터 북한군의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폭발 지점이 남북을 가르는 MDL에서 50m 안팎의 가까운 곳이라는 점도 지뢰가 북한제라는 분석에 힘을 싣는다.



전문가들은 강력한 파괴력도 우리 측 지뢰가 아닌 북한 목함지뢰(PMD-57)가 사고 원인일 가능성이 큰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발목이 절단된 대대장이 폭발 당시 지뢰 덧신을 신고 있었다. 지뢰 덧신을 착용한 상태에서 우리 측 지뢰를 밟았다면 발목 절단 수준의 피해를 입을 가능성은 적다는 게 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북한 폭우로 떠내려 온 지뢰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합참이 앞서 "지난 7월 폭우로 북한군의 DMZ 매설 지뢰 일부가 유실된 정황이 있다"고 했던 점이 설득력을 더한다.

만약 이번 사고가 북한군의 의도적인 지뢰 도발로 밝혀진다면 이는 정전협정을 정면으로 위배한 중대 범죄이자 결코 묵과할 수 없는 안보 위협이다. 정부와 군은 조사 결과에 따라 북한에 엄중한 책임을 묻고 단호한 대응 조치를 취해야 마땅하다. 도발에는 반드시 혹독한 대가가 따른다는 원칙을 명확히 해야만 추가적인 대남 도발 의지를 꺾을 수 있다. 접경 지역의 경계·감시 태세를 전면 재점검하고 장병들의 안전을 확보할 보완책 마련도 시급하다. 박근혜 정부가 2015년 8월 북한군이 몰래 매설한 목함 지뢰로 우리 군 2명이 다리 및 발목 절단 사고를 당했을 때 끝까지 북한에 책임을 물어 유감 표명 및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아냈던 선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이번 사태는 대화와 협력을 통해 남북 관계를 풀어가려는 이재명 정부의 대북 정책에 상당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9·19 남북 군사합의 복원이나 미·북 대화 재개를 지원하려는 정부의 구상이 자칫 첫걸음도 떼기 전에 큰 악재를 만났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원칙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 북한의 도발에는 단호하게 대응하고, 감정적 맞대응으로 접경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통제 불능 상태로 치닫지 않도록 안보 상황을 냉철하고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지혜가 요구된다.